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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koosi님의 서재
  •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12,420원 (10%690)
  • 2010-05-10
  • : 4,151
가난한 사람들/도스토예프스키/석영중/열린책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주인공들의 나이 차이였다.
내용의 전개로 짐작가는 바는 있었으나, 혹시나 싶어 ai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역시 비슷한 답을 내놓더라.
마까르는 40대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남자, 바르바라는 10대 후반에서 20대초반의 여성.
서른살에 가까운 나이차이.

많은 평들이 이 소설을 가난한 이들의 불쌍한 사랑이야기에 촛점을 맞춰서 얘기들을 한다.
정말 그런 이야기인가.

마까르의 감정을 살펴보자.
그는 당최 사랑하는 사람을 눈 앞에 두고 자신을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인다.
언감생심, 자신은 감히 차지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모든 걸 퍼줄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마까르가 원체 가진것이 없어서 지킬것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상정한 것인지.
바르바라와의 미래가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고 생각은 했던 걸까.
연인으로 상정해 버리면 그의 태도엔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다.

그럼 마까르가 모자른 사람이라 그랬던 것일까.
그의 글로 미루어 보면 경제적인 여유와 지식의 부족으로 생각에 투박함이 있고, 선량함과 기약없이 갈구하기만 하는 사랑 탓에 작고 약해진 불쌍한 가슴을 가지고 있을 뿐 바보라서 그런 건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이 감정은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적잘할까.

혹자는 아버지 같은 사랑이라고도 말한다. 일리가 있긴 하지만, 아무리 빛이 보이지 않는 연정일지라도 한 줌정도 품고 있다면 왠지 껄적지근하다.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비슷한 느낌을 발견했다.
아이돌.
마치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 같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면 마까르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조공하는 듯한)행태가 조금은 더 들어맞는 기분이 든다. 스스로를 늙고 미래가 없다고 치부해 버린 마까르는 바르바라에게 해바라기처럼 굴고 있다.

반면 비교적 지적이고 어린 바르바라는 결국 현실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다가 현실적인 맺음을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남자이면서 어쩜 이렇게 교묘한 여자의 태도를 잘 대변했는지 신기할 정도)

여기까지 드러난 것으로 미루어보면 쌍방이든 일방이든 어찌되었건 결국 사랑 얘기가 아니었나-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소설은 마까르와 바르바라의 걱정어린 서간문을 빌미로, 단시 러시아 하층민의 일상 한 켠을 도려낸 듯 (작가의 장기인 집요한 묘사로) 고스란히 보여준, 말 그대로 ‘가난한 사람들‘ 을 위한 넋두리이자 웃픈 송가라고 생각되었다.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초기 소설이라고 하더라.
죄와벌을 읽으며 그 집요함에 반했었는데, 그의 그 특성이 내츄럴본이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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