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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한 마중

이건 내 안에서 조용하게 일어나는 반항으로 인해 만들어진 확신의 흔적이다. 어제보다 선명하다 여겼다가 쓱쓱 없애기 위한 의미 없어보이는 반복이다. 습관처럼 읽고 쓰는 건 흔적을 만들기 위한 방편 중 하나일 뿐이다. 산책 중의 우연한 만남처럼, 오늘의 커피를 마시면서 이어지는 헝클어진 생각처럼. 나만 아는 수치심을 지워나가기 위한 멀고 먼 길이다. 형체 없는 믿음을 끌어안는 일은 손톱을 물어뜯는 막막함과 같다.  


한 사람을 봤다. 삶은 언제나 다양한 종류의 불안으로 가득하지만 어떤 종류의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그건 어떤 거창한 해방도 대단한 풍요로움도 아니라고 했다. 그저 어떤 종류의 두려움을 없애나가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인생을 긍정하는 방향이라고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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