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입문자를 위한 구조주의 해설서이다. 수박 겉핥기 정도. 겉도
다 핥는 건 아니고 혀만 살짝 닿는 정도가 아닐까. 그렇지만 표지의 무시무시한 4인방의 이름과 구조주의라는 난해한 개념을 얇은 분량에 담아 읽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먼저, 구조주의의 땅고르기에 큰 역할을 한, 사고의 전환, 관점의 전환을 가져온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가 간략하게 언급되고, 구조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인 언어학자 소쉬르의 언어학 개념에 대해, 그리고, 구조주의 4대장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의 핵심적 관점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읽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되는 듯하지만(라캉은 그마저도 안 된다) 책을 덮으면, 아니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앞의 내용은 머리 속에서 사라진다. 그저
몇 명의 이름과 몇 권의 책 제목만 남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에 대해 생각한다. 무지는 저자의 말 대로 단순이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음, 모르고
싶음의 성실한 축적의 결과다. 세상의 이치에 호기심이 없고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는 무지한
사람이다. 계속 무지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The Giver]의 구조화된 Sameness 사회 속에서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가끔 이런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를 자각하는 순간들이 나쁘지만은 않다. 느리지만, 금세 잊어버리지만, 그
끈을 놓지 않아야겠다.
푸코의
‘표준화', 레비스트로스의 ‘증여’의 관점에 관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