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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님의 서재

김성규

붉은 앵무새가 나는 하늘


단풍나무 아래 붉은 앵무새를 묻었다
아들아 언제 오니?
엄마 나 바빠요..
엄마가 키우던 앵무새가 죽고
이틀이 지나 내려간 고향,
새장에서 죽은 앵무새를 꺼냈다

담장 너머 이웃 아주머니가
오랜만에 와서 웬 흙을 파냐고 물었다
며칠 전부터 물을 줘도 먹지를 않더라니…
엄마 죽은 새를 이렇게 그냥 두면 어떡해요?
아무 말도 안해서 죽은 줄도 몰랐지…

얼른 서울에 가야지
바쁜데 오게 해서 미안하다
가을이면
단풍나무 잎사귀는 앵무새 붉은 깃털- P150
수천수만 갈래로 뿌려진 깃털이
밤마다 빌라 창밖에서 펄럭였다

아들아 언제 오니?
엄마 나 바빠요…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 날마다,
비 오는 날마다 앵무새가 울기 시작했다

수천수만의 구름들이 하늘을 지나갔을까
밤중에 옆집 아줌마 전화를 받고
고향 집으로 내려갔다
액셀을 밟으며 와이퍼가 뛰어다닐 때
아줌마가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물을 줘도 먹지를 않더라구…

아들아 언제 오니?
엄마 나 바빠요...
하늘에서 수천 마리 앵무새들이 자동차를 따라오며 울었다- P151
김성규

어린이날


나이가 어릴수록
엄마가 없으면 슬프고
나이가 늙을수록
엄마가 없으면 외롭다- P152
손화철

오늘날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모든 재화, 서비스, 자금이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된다. 과일장사로 성공하는 이야기는 점점 더 듣기 어려워질 것이다. 재화와 서비스를 실제로 거래하는 것보다 그 거래가 일어나는 플랫폼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 없이는 배달을 할 수도받을 수도 없는 세상이 기술봉건주의 사회다. 구글과 애플이 영주라면, 일반 기업이나 개발자들은 영주에게 속한 가신이고, 소비자는 영토에매여 있는 농노다. 농노와 가신에게 주어지는 ‘자유‘란 정해진 틀 안에서의 자유다. 상거래는 계속해서 이루어지지만, 꾸준하게 부와 권력을축적하는 것은 영주뿐이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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