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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의 고기 사랑은 이누이트(에스키모‘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름은 혐오성 명칭이기 때문에 현재는 사용되지 않습니다)에 버금갈 정도입니다. 빙하기 유럽에서 살던 네안데르탈인이 북극권에서 살고 있는이누이트와 비슷한 식생활을 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수 있습니다. 고인류학자 팻 시프먼Pat Shipman은 저서 「침입자들 TheInvaders (2015)에서 뛰어난 사냥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안데르탈인과 경쟁했어야 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개와 연대해서 합동 전략을 펼쳐 겨우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P149
사피엔스의 기원

고인류학에서 다루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종 단위의 진화입니다. 새로운 종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탐구합니다. 따라서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어떤 종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것이 시작입니다. 종은 보호된 유전자 풀입니다. 진화론이 학문으로 성립되기 이전에는 종이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곧 종은 절대로 바뀌지 않으며 영원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유대 기독교 세계관이지배하던 유럽의 중세 시대까지 종은 신이 만든 세계의 질서였습니다. 서로 다른 종끼리 유전자를 교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중세 시대의 세계관에서는 완벽한 것은 안정되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신이 창조한 지구는 당연히 완벽했고 당연히 움직이지않았습니다. 천동설에서 주장하듯이 우주가 지구의 주위를 맴돌아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이 창조한 생명체는 완벽했고 변하지 않았습니다.- P175
혼종의 개념이 부각되면서 이제 종 단위의 연구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두 집단 사이에서 유전자를 교환했다면 서로 같은 종이기 때문인지, 서로 다른 종이지만 혼종에 의해서인지 그 둘을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조차의심스럽습니다. 고인류에게 몇 개의 화석종이 있었는지, 대답할 수 없는 이 문제보다 더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 끌어야 하는 것은 과거에 살았던 고인류종이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의 문제여야할지도 모릅니다.
데니소바인이 호모 알타이엔시스라는 화석종인지, 네안데르탈인이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라는 화석종인지의 문제는 차라리 21세기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17세기부터 동의한 종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다양한 종이 섞여하나의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는 관점은 하나의 종에서 두 종으로 분화해야만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에 전면적으로 도전합니다. 20세기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던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이 21세기에서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P177
단군의 자손

우리는 과학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객관적인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특히 고인류학과 고고학은 정치 체제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학문입니다. 북한이 ‘한민족의 조상인 단군‘의 존재를 발표한 시점인 1990년대는 체제를 공고히 하고 내부 단결을 도모한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조상‘이나 ‘민족‘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이고 생물학적인 구분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그것은 사실 허상일 뿐입니다. 생물학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개념입니다.
한반도의 고인류를 찾고 연구하는 일은 단일 민족의 기원을 찾는 일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경이 없던 시절, 바다가땅이었던 시절에 지금의 한반도에서 살고 있던 고인류는 한민족이 아니라 인류였다는 사실을 다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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