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서 여자들로‘ 향하는 길은 먼저 스스로 자신의 자궁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먼저 나와 만나야 한다. 남자의 문화, 즉 다른 경쟁자들과 경쟁하는 가운데서 자아를 찾을 수밖에 없게끔 하는 그런 문화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첫째 조건이다. 나의 자궁에 깃든자연, 그 생명력과 자신을 하나가 되게 한다는 것은 풀 한 포기와 내 목숨을 걸고서 마주했던 옛 선조들의 그 모습 그대로 한다는 것이다. 내가 품고 있는 모든 것을 걸고 즉 나의 서랍을 모두 다 열어 놓은 채로, 내가 있는 상황이나 자연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그런 중에 자신을 확실히 찾을 수 있다.
"여성해방운동을 하려면 아픈 사연이 있어야 하죠?" 같은 물음은먼저 스스로의 자궁을 향해 던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당연히 부정해야 한다. "자식을 죽인 여자들을 두고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이 물음에 우리의 가능성이 달려 있다.-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