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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er than day before
  • 페루에서 온 신사
  • 안드레 애치먼
  • 11,700원 (10%650)
  • 2026-07-09
  • : 1,030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안드레 애시먼의 새로운 책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격이 얼마든, 책의 두께가 얼마나 되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바로 주문장을 날렸다. 그리고 책은 바로 다음날 도착했다. 마치 걸신 들린 독서가마냥, 애시먼 작가의 책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페루에서 온 신사> 그리고 <마리아나>가 그 주인공이었는데 나의 원픽은 <페루에서 온 신사>였다.

 

티레니아 바다가 보이는 이탈리아 남부의 어느 도시에 8명의 ‘아메리카니’들이 요트를 타고 방문했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은 어떻게하는 즐거울까라는 고민 뿐이었다. 좋은 시절이지 않은가. 즐겁게 노는 것만이 관심이라면 말이지. 문득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었다.

 

그리고 그들을 유심하게 관찰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페루에서 온 신사 라울이었다. 관계의 출발은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아메리카니 중의 한 명인 마크를 페루 신사가 단 5초만에 치료한 것이다. 어때 벌써부터 무언가 주술적 향기가 나지 않는가 말이다. 라울 아저씨는 정말 무슨 게임에 나오는 힐러 캐릭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뿐 아니었다. 그는 8명의 아메리카니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나라면 그 순간,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라울은 그들이 도저히 알 수 없는 정보까지도 모두 알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 누군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면, 좀 소름이 끼치지 않을까. 심지어 뉴욕에서 리스본을 거쳐 이탈리아에 이르는 친구들의 모든 경비를 댄 뉴욕의 잘 나가는 트레이더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주기까지 한다.

 

모든 그룹에서 그렇지만, 낯선 사람과 대결구도를 만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게 바로 마고였다. 마고는 낯선 라울과 대척점을 형성한다. 이고가 강한 성향이라고 해야 할까? Opposite Attract란 표현처럼 상극처럼 보이지만, 또 라울과 마고는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면서도 동시에 서로에게 이끌린다고 해야 할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한 여름의 이탈리아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색다른 서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안드레 애시먼 작가는 리얼리즘 대신, 전생이라는 이전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 구조를 독자에게 내던진다. 그렇지, 그 정도되는 설명이 아니라면 페루 출신 신사 라울이 마고를 필두로 한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 그렇게 잘 알 수 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페루에서 온 신사>는 모든 것이 전적으로 허용되는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 독서모임의 누군가처럼 핍진성이나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나는 또 할 말이 없겠지. 나는 그런 것보다 전생에 그 누구보다 더 사납게 싸우고 그리고 격렬하게 사랑했던 라울과 마리아의 이야기에 그만 흠뻑 빠져 버렸다.

 

<페루에서 온 신사>는 노년에 도달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 작가 안드레 애시먼의 판타지에 가까운 연애소설이다. 분량 때문인지 몰라도 그야말로 물 흘러가듯 그런 전개에 빠져 페루 신사 라울의 궤적을 쫓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가 끝나 있더라. 사실 엔딩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넋두리처럼 흐르는 서사의 바다에 빠졌다가 기슭으로 나와 이탈리아의 강렬한 태양 아래 몸을 말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지, 바로 내가 바로 이런 맛에 안드레 애시먼의 책들을 좋아하는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또 되짚어 보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간결하면서 강렬한 서사 말이지. 여름이 길목에서 만난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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