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sweeter than day before
  • 미우라 씨의 친구
  • 마스다 미리
  • 12,600원 (10%700)
  • 2023-10-31
  • : 1,429


 

마스다 미리 작가의 심심한 글과 그림을 가끔 즐긴다. 아니 나도 마스다 미리 작가의 팬이라고 해야 하나. 도서관에 가서 우연히 얻어 걸리면 읽는다 정도로 해야 할까. 어제 <카모메 식당>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마스다 미리 작가의 <미우라 씨의 친구>를 빌려서 오늘 다 읽었다. 역시 금방 읽을 수가 있었다, 부담 없이.

 

2년 전에 나온 책이었는데, 미처 몰랐다. 잔잔한 그래픽 노블의 주인공은 역시 미우라 씨다. 최근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되었다고. 그런데 그 하우스 셰어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란 말이지?

 

“친구”(아마도 도모다찌?)란 이름의 로봇이라고 한다. 미우라 씨는 최근 오랜 친구인 지카 씨와의 시절인연이 다하여, 좀 외로운 상태다. 남자 친구도 없는 것 같고. 부동산에서 새로운 살 집을 구하면서 로봇 “친구”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백만 엔이라는 거금을 들여 친구를 집에 들이게 되었다.

 

홀로 사는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로봇 친구라. 나도 꽤 오래 혼자 살아봐서 예의 미션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혼자 살기의 장점도 있지만, 역시 같이 살면서 부대끼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물론 괴로운 일들도 적지 않지만 말이지. 왠지 미우라 씨에게 로봇 친구는 숨기고 싶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게다가 몇 가지 대답 밖에 못하는 친구라니. “응”, “그래” 정도. 원래 네 가지 대사를 할 수있다고 했었나. 그리고 “예쁘다”라는 말을 알려주는 미우라 씨. 같이 피크닉도 가고 그랬다지. 그랬다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수리도 맡겨야 했지만 말이지.

 

지카 씨와 시절인연이 끝난 미우라 씨는 이번에는 직장에서 알게 된 카지 씨와 썸을 타기 시작한다. 미우라 씨는 직장 생활 6년 차라고 한다. 그리고 카지 씨는 스탠퍼드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수재란다. 사실, 로봇 친구는 카지 씨의 작품이고, 부동산 에이전트는 카지 씨의 형님이다. 이 정도의 우연은 소설적 상상으로 받아 들이자.

 

카지 씨와 관계가 발전하면서, 미우라 씨는 로봇 친구의 존재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하 그것 참. 새로운 관계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새롭게 발전할 수 없단 그런 말일까. 미우라 씨에게 고향집에서 보내온 게를 그녀의 집에서 같이 먹자고 제안하는 카지 씨. 그리고 미우라 씨는 드디어 이름도 지어 주지 못한 로봇 친구를 떠나 보내야 할 시간이 왔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미우라 씨와 무명의 로봇 친구는 같이 바다로 짧은 여행에 나선다. 항상 그렇지만 이별은 쉽지 않는 법. 아무리 새로운 관계가 대신할 거라고 하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버겁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가 내린 뒤, 졸졸 흘러가는 그런 시냇물처럼 들리는 <미우라 씨의 친구> 서사는 뭐랄까 극적인 반전이나 클라이막스 없이 그렇게 진행된다. 아니 나는 어쩌면 이런 담백한 이야기의 흐름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네 일상이 하도 매운 맛이다 보니, 가끔은 이런 이야기를 섭취하는 것도 단조로운 일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그렇다고.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