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sweeter than day before
  • 우리의 제철은 지금
  • 섬멍
  • 12,600원 (10%700)
  • 2022-04-08
  • : 201


아르토 파실린나의 절판책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 앉은 자리에서 읽은 책이다. 모두 8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된 웹툰이다. 우리네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단 말이지.

 

어라, 맨 처음 이야기가 뭐였더라. 무당산에서 장삼봉 태사부에게 태극권을 연마하던 장무기처럼 그새 까먹은 모양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도루묵이다. 임금님이 피란 시절에 하도 맛나게 자셔서 은어라고 하다가, 나중에 먹어 보니 별 맛이 없어 도루 묵이라고 부르라고 했던가.

 

벼는 보통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데 이 녀석 도루묵은 익을수록 고개를 빳빳이 쳐든다고. 그 이유는 알배기가 한 녀석들이 익으면서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던가. 톡톡 터지는 알맛에 도루묵을 먹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네 먹거리에는 그런 재미도 있어야 또 맛도 배가가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비린내 나는 녀석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리.

 

마라샹궈에서 발전한 게 마라탕이라고 했던가. 고수도 그렇지만, 향신료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잘 찾지 않는 음식이지 싶다. 그 이야기에 같은 동네에 사시면서 호구조사하시는 아저씨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던가. 너무 금방 후루룩 읽다 보니 이야기들이 뒤죽박죽된 그런 느낌이랄까. 그냥 스몰톡 정도로 하고 넘어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어디 가시나라고 묻는다면 네 어디가요라고... 대답하면 너무 버릇 없어 보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답답형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진다면 그 또한 낭패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물경 하루에 1미터씩 자랄 수도 있다는 죽순, 죽피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다. 그리고 보니 얼마 전에 들른 쭈꾸미 전문점에서 대나무를 왕창 베어 버렸는데 그 뒤에 얼마 안 있다가 방문해 보니 훤하던 대밭에 대나무들이 그새 자라 있더라. 그 정도란 말이지. 문득 그 때 자른 대나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좀 궁금해졌다.

 

음식을 해서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식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단 말이지. 물론 음식 만들기라는 노동에 들어가는 수고를 빼놓고 또 이야기할 순 없겠지만. 남이 해주는 건, 라면도 맛있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주인공과 함께 사는 망토가 장을 보러 갔다가 체크카드에 잔액이 없어서 낭패를 당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가끔 그렇게 체크카드 한 장 달랑 들고 무언가 사러 갔다가 펑크가 나면 참 난감할 것 같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항상 마트에서 준비된 자세로 계산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사람으로서 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는 보통 집에서 음식 준비보다는 뒤처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우리 동생은 설거지가 그렇게 하기 싫다고 하는데, 예전에 룸메이트랑 같이 살던 시절부터 설거지를 해와서 그런지 나는 설거지에 대한 그런 거부감은 1도 없다. 밥 먹는 대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 작전에 투입하는 편이다. 그리고 개수대에 설거지가 쌓여 있는 꼴도 보지 못한다. 누가 먹었던 간에 바로 설거지부터 한다. 밥을 먹었으니 그 다음에 내 차례가 아닌가. 망토가 초반에 상을 펴라고 했더니만 정말 상만 펴는 장면을 보고는... 그게 ‘상차림 끝’은 아니지 않은가. 이 양반 너무 센스가 없으신 건 아니고. 하긴 그런 이야기가 먹거리 차림새에 들어가야 또 이야기가 다채로워질테니까.

 

참 그리고 보니 원제가 “제철음식”에 관한 것이었지. 누가 모르는가. 다들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서 무언가 한 끼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걸. 아 그리고 보니 마지막 에피소드가 냉면에 대한 이야기 아니었나. 사실 냉면이 무슨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고. 순전히 여름에 시원하게 즐기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닌가. 요즘에는 냉면값도 하도 올라서 선뜻 먹게 되질 않는다. 만화에서는 다시다를 이용한 육수내기 기법을 보여주는 것 같던데 말이지. 마트에 들렀다가 다시마를 보고는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다. 요즘에는 밀키트 냉면으로도 괜찮은 녀석들이 많아서 간단하게 먹기 부담이 없지 싶다.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은 냉면 12,000원은 솔직히 너무 비싼 거 아니구.

 

닐이 너무 덥다 보니, 한 끼 챙기기가 쉽지 않다. 더위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부디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아이 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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