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선 작가의 동화집 『바다 비가 내리면』에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바다 비」는 아쿠아리움에 갇힌 바다표범을 구하는 이야기다.
동물원과 함께 아쿠아리움은 양가적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공간이면서 갇힌 동물을 바라보아야 하는 상황이 죄책감을 들게 한다. ‘나’는 큰 거북이 바다로 다시 돌아가길 바라며 ‘한 번만 더 바다비야, 내려라’고 말한다.
「여우 달이 씨는 고기가 먹고 싶어서」는 야생 동물 구조 센터에서 일하는 ‘세 꼬리 여우’ 달이씨의 이야기다.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달이씨는 고기가 먹고 싶어서 그랬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이 동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여우인 달이씨가 사람을 도와준 것이다.
「깃털 망토를 입은 아이」에서는 우연한 사고로 맞닥뜨린 아이가 ‘닭 저승사자’라는 재미있는 설정이다. 숫자로 뭉뚱그려진 죽음이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으로 돌아오는 순간 나도 어느새 애도를 하게 된다.
「300번의 팡」에서는 위기에 빠진 지구를 위해 외계인이 친환경 소재를 선물해 준다. 그러나 인간들이 이기심 때문에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 하는 행동 때문에 다시 원래대로 된다.
「파르스레한 지구가 있다」에서는 평행 우주의 재판정에 주인공 태오가 불려 가고 하늘에서 쏟아진 쓰레기 사건의 범인을 가리기 위한 재판을 보게 된다. 이야기에서 말하는 각각의 지구는 우리가 사는 곳과 맞닿아 있다.
「트팔스아시 이야기」에서는 어느 날 식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트팔스아시’라는 도시가 나온다. 그리고 날개 달린 아이로 태어난 아기들이 하늘 높이 달아나 버린다.
판타지 동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우리 주변의 바다와 숲, 작은 생명들에 귀를 기울이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생태 문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와 상상력으로 풀어내어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해 볼 시간을 준다.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해양오염, 산림 파괴, 동물 살처분 같은 현실의 무거운 문제들을 읽고 아이들과 이야기해 볼 기회가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