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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선의 서재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 15,120원 (10%840)
  • 2024-03-29
  • : 34,318

p.49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은 욕망은 있다.

들리지 않아도 듣고 싶은 욕망은 있다. 


이렇게 솔직한 에세이라니, 독자 입장에서는 기쁠 수 밖에. 

작가이름도 맘에 든다. 이미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인가 보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엇인가를 계획할 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등을 구분한다. 그동안  그 한계라는 것은 사실 나의 편의가 컸다. 내가 크게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나는 내 행동을 계획했다. 나의 매너리즘이 이 책을 읽는 순간 또 도끼로 깨부숴졌다. 책은 도끼라더니 여러번 깨진다. 내가 얼마나 하고 싶었나 얼마나 간절한가. 얼마나 꼭 필요한가. 그동안 나의 계획은 간절함에서 나온것들이 아니었다. 귀찮아서 포기한것이었다. 사람은 하고 싶은건 꼭 한다. 이 책의 작가처럼. 


작가는 시각장애 친구들과 여행을 한다. 여행하는 도중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들었을까. 바닥에 발이 걸리는 턱보다 마음에 와닿는 상처에 더 많이 부딛혔을것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건드린다. 가까운사람이 주는 상처는 상처대로 먼 사람이 주는 필요없는 관심은 관심대로. 

여행은 언제나 알 수 없는 것이고 나의 진심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작가의 여행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용기를 배가시켯다는 점에서. 


p.52

그럼에도 나는 다음 여행을 준비한다. 행복은 바라는 대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과 의지로 맺는 열매 같은 것이라는 걸 나는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행복은 쟁취하는것이지.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내가 가진것 중에서 찾는것도 행복이지만 내가 많이 소진되었을때는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이 책을 쥔 첫 순간부터 작가를 응원하게 됐다. 그에게 좋은 운이 다하기를, 노력한만큼 얻어내기를.


p.176

그래서인지 이만원어치의 고기 봉지가 제법 묵직했다. 이런 동정이라면 나쁘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이다. 동정이라면 나쁘지 않다니.. 나는 이말이 너무 좋았다. 사실 동정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그런 구분이 희미했을것이다. 동정의 의미를 떠나서 그냥 무거운 고기봉지가 좋았던 순수함을 표현해준 이부분이 이 책의 좋은 부분이었다. 


p.234

창피햇어! 


얼마나 솔직하게 썼는지에 대해 감탄하는 순간이 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나의 부모 형제자매나 아주 가까운 친구 친지. 

나의 장애를 속상해하며 동시에 창피해하는 엄마라면.

인간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엄마의 양가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사랑하면서도 또 속상하기도 또 창피하기도 한 그 여러마음을 다 드러내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나를 위해 희생하며 사랑하셨다' 라고 쓰고 싶은 욕구도 있지 않았을까. 속상했던 기억을 꺼내는 과정은 상처받은 그때의 나와 다시 직면하는 길이고 그런 과정은 고통스럽다. 반대로 지금의 내가 단단해져야 어릴적 고통과도 직면할 수 있기에 작가의 지금은 이미 단단해졌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괴로웠던 과거들을 꺼내는 과정들도 돼지코같은 친구를 기억해내는 과정처럼 반가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창피해하는 엄마를 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마난다. 장애가 아니라도 공부못하는 뚱뚱한 나를 결혼 못한 나를 대기업에 다니지 않고 가난하게 사는 나를 우리 부모들은 때론 창피해한다. 그게 솔직한거다. 우리들도 농사짓는 부모님을 대학나오지 않은 부모님을 가난한 가정을 챙피해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처음 부터 끝까지 솔직하고 용감하고 손님에게 직언을 하는 떄로는 조금 무모하고 그래서 더 매력적인 작가의 에세이를 읽게 되서 재밌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재밌다. 배울것이 았지 때문이다. 용기도 사랑도 현명함도 기술도 있는 그가 앞으로 롱런하길 바란다. '극복' 이란 단어 쓰지 말고 그냥 지금 그대로 지금 처럼 최선을 다해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의 모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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