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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선의 서재
  •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 다자이 오사무
  • 19,800원 (10%1,100)
  • 2020-11-01
  • : 930

  작가의 편지들을 얼마나 기대했을까. 우아한 표현들 작품에 대한 논의들과 작가의 예술적 행보를 기대하며 다자이오사무의 서한집을 읽게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어떤 사람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편지에는 어떤 것이 써 있을까.  

돈 빌려달라는 이야기... 다자이 오사무의 가난에 대해 생각해본다. 끝없이 돈을 빌리는 사람. 

빈곤이 그를 얼마나 달라지게 했을까. 결핍이 그의 작품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클까. 

사실 ' 인간실격' 을 읽고 그에게 빠져들게 되었다. 그의 사적인 세계는 어떠했을까 궁금하여 끌리게 되었다. 그가 주위사람에게 보낸 편지속에서 그의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다. 


p.183

저는 제 작품이나 행동에서 일부러 부끄럽고 바보같은 짓만 골라서 했습니다. 소설이라도 쓰지 않으면 안되는경지로 몰아붙이기 위해서. 무의식이 아닙니다. 

그의 내면을 알 수 있다. 일부러 바보같은 짓만 골라서 했다니..그래서 그 지경이 소설이라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경지로 몰아붙인 거라니. 


188

어젯밤 제가 도쿄에 간 동안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포도주 한 병 말고는 없어진 게 없습니다. 그것도 반쯤 마시다 남겨두고 갔어요. 오늘 도둑의 발자국을 친밀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도둑을 바라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가난한 그에게 가져갈 거라곤 포도주 뿐이었을테지만 이 상황또한 성찰하는 작가의 자조가  예술이다. 도둑의 발자국을 바라보는 친밀함이라니. 도둑을 도덕적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가져간 게 없는 도둑의 성과에 대해 생각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예사롭지 않은 사고를 보고 놀랐다.  


243

반드시 훌륭한 원고로 보답해드릴테니 두 달만 더 기다려부십시오. 만에 하나 분실된 원고를 찾게 된다면 만세를 부르겠습니다. 그때는 물론 곧바로 원고를 보내겠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여 완전히 분실해버린거라고 남자답게 각오를 다지고 저는 내일부터 다시 새 원고에 착수하겠습니다. 대재난이었다 여기고 포기했습니다. 

피로 쓴 원고가 분실되고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다자이 오사무는 글을 쓴다. 원고의 분실로 인한 낭패감조차 예사롭지 않다. 남자답다고 하지만 오히려 안스럽다. 큰소리치는 나약한 사람의 외침같다.


360 

우리집 뜰에 지금 은방울꽃이 피었어요 딸아이 소노코가 꺾어 내 머리맡에 놓아주고 갔습니다. 편지에 함께 동봉합니다. 

때로는 시와 같다. 은방울꽃의 흰 빛깔들이 보이는 것 같다. 우아한 색채로 그의 머리맡에 향기를 내고 있는 꽃이 그림같이 그려진다. 

다자이 오사무의 서한집은 유쾌하다. 재미있다. 떄로는 처절하고 궁상맞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장면은 시처럼 아름답고 그림 같기도 하다. 그의 인생사를 편지를 통해 알 수 있다. 

그가 주위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얼마나 믿었는지 얼마나 의지하고 사랑했는지.

한 개인이 슬프고 기쁠때가 한권의 편지들속에 낱낱이 드러나있다. 그의 편지들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풋 움음이 난다. 이렇게 대양한 감정들이 다양한 괴로움들이 그의 작품세계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이게 다 하나하나 소중하다. 올 해 읽은 편지 중 가장 뭉클한 편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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