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광인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광인이란 인간의 영예라는 지고의 개념을 더럽힐바에야 기꺼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 미치광이가 되는 편을 택한 사람입니다.
P42
책을 펼치자 앞부분에 고흐의 위대한 그림들이 있다. '폴 고갱의 의자', '아를의 빈센트 침실'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카페테라스, 해바라기 등등
위대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본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귀를 자른 고흐의 광기가 묻어난 그림들. 이렇게 흐르는 광기가 있어야 이정도 깊은 그림을 그릴수 있나. 그 광기가 화폭으로 흘러야 이렇게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수 있나. 그렇게 생각해왔다.
고흐의 자살을 사회가 자살시킨것이라고 보는 이 책을 보니 궁금했다. 사실 사회가 자살시킨것이라면 그게 더 슬플것 같아서 망설여지기도 했다. 살짝.
반고흐는 평생 동안 묘한 기개와 결단력으로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 했다. 그는 그것에 이르지 못해 불안 속에서 광증의 일격 속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다. p45
광증의 일격속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위안이 되었다. 고흐가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 했다는 이 말들이 궁금증을 더했다. 얼마나 고독했을까. 그러니 고흐의 자살을 광증의 일격으로 더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 나조차도. 고흐의 죽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예술가의 죽음을 우리는 가볍게 여긴다. 저자의 말처럼 예술가의 자살이나 죽음을 광증의 일격으로만 봤다.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의 자아를 찾으려 했던 과정들은 무시되었다. 이 책은 다르다. 고흐의 자아를 찾는 과정에 대해 간과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고갱은 자고로 예술가라면 상징과 신화를 탐구하고 삶의 요소요소들을 신화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반면 반 고흐는 삶의 가장 통속적인 요소들로부터 신화를 이끌어낼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p.53
고갱과 고흐는 자주 붙어 다닌다. 하지만 둘은 좀 다르다. 예술관으로 볼때 나도 고흐쪽이 더 좋다. 삶의 가장 통속적임으로부터 끌어내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 현실의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석할줄 알았던 재능을 가진 고흐가 그래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야기에 동감했다. 그래서 고흐는 위대하니까.
이 책을 읽으면 고흐의 그림이 다시 보인다. 흔하게 만날수 있는 그림이지만 이 책과 함께 다시 보니 흔하지 않은 그림들이다. 고전이 이래서 위대한가보다. 세월이 지나서도 다시 보이고 책과 함꼐 읽어도 다시 보인다. 고흐의 입장에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테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고흐와 테오 외의 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고흐의 그림들에 대해서도 그림이 주는 영감에 대해서도. 전보다 고흐의 그림들이 서글프다. 고흐의 고립감에 대해서 더 생각하다 보니 그림이 주는 영감이 또 다르다. 이 책이 나를 흔들었다.
#사회가자살시킨자반고흐
#읻다
#앙토냉아르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