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이 주는 공포
택선 2023/08/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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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기담 : 순한맛
- 이주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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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 2023-07-26
: 429
#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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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이야기
#이주혜
표지가 너무 이쁘다. 이런기발한 표지라니, 집어 들고 싶은 이런 상큼한 맛이라니.
표지의 맛과 다르게 이야기는 다소 섬뜩하다.
화분을 100개씩 키우는 순덕의 일상은 갑작스럽게 무너진다. 자식처럼 정성을 쏟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일상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내 일상을 뒤집는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나와 평생을 산 가족이거나 나와 추억을 공유한 친구이거나. 이주혜 작가의 #초록비가내리는집 은 식물이 가득한 따스한 마당이 주택이 순덕의 손길이 닿은 집구석구석이 지인의 만남과 주인의 부재로 바뀌는 이야기다. 그리고 낯선 공간으로 바뀐 그곳은 타인에게 넘겨진다. 공간은 같지만 같은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이 고양이가 되는 일이 일어날까. 충성스러운 강아지와 다르게 콧대 높은 고양이는 사람과 비슷하다. 어느날 누군가 사라진다면 사람이 고양이로 변했다고 믿는다면 어떤 가정이 더 공포일까. 공간이 주는 두려움이 두번째 작품 #정선임 의 #아직은고양이 에 잘 나타나 있다. 진정한 공포는 익숙한 곳이 주는 것이다. 집 앞 목련나무 라던가. 집 앞 골목길이라던가. 애인이 사라졌다거나 아이가 갑자기 쓰러졌다거나. #범유진 작가의 #우산이나타났다 는 옛 물건 도롱이에 착안하여 공포를 준다. 비를 막기도 시체를 감싸기도 했던 이름도 귀여운 도롱이는 더 이상 귀엽지 않다. 꿈과 현실이 뒤섞인 공포는 #전예진 작가의 #디워 에도 비슷하게 표현됐다. 무한반복 타임루프에 걸린다는 설정만큼 재미있고 섬뜩한 이야기가 있을까. 지친 직장인의 힘듬이 불러왔을 안타까운 환타지가 꿈인지 현실인지 몽롱하게 펼쳐진다.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의 아이가 그의 상사가 그의 화분이 그의 고양이가 손 닿는 곳에 있는 나의 것들이 어느 날 나에게 다르게 다가온다. 내가 보는 가족은 가족이 맞는걸까. 예전부터 내려오는 공포의 한 소절이 떠오른다
너는 아직도 내가 그걸로 보이니...?
읽고 나서 자꾸 생각나는 이야기들, 나의 여름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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