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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섯 밤의 애도
  • 고선규
  • 15,300원 (10%850)
  • 2021-11-20
  • : 2,009



임상심리학박사 고선규가 쓴 자살사별자들의 애도모임 기록이다.

처음 지인의 죽음을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녀는 푸른 이십대였다. 그녀의 까르르한 웃음을 기억하는 나로선 죽음이 믿기지 않았다. 사람들의 어리둥절이 기억에 남는다. 왜. 도대체 왜

자살사별자들은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슬프고 참담한 이별과 동시에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아마 가족을 괴롭힐것이다. 죽음에 더해 죽음의 이유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가족의 무게는 얼마나 마음을 억누를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저자는 자살사별자들의 상담을 기록했다. 가족들이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는지 또는 어떻게 이해해가는지 아니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부모를 잃은 사람이거나 형제를 읽은 사람들이 떠난 가족의 삶을 알아가려고도 하고 고인의 지인을 만나기도 한다. 고인에 대해 말하는것조차 힘들겠지만 가족들의 노력도 이 책에서 서술한다.

자살사별자들의 노력들, 잊으려는 노력이나 또는 잊지 않으려는 노력또한 쉽지 않다. 일터로 돌아가거나 오랜만에 지인을 만난자리에서 가족의 죽음을 어떤식으로 전달할까 때문에 어려워지기도 한다.

여섯번의 상담에 참여한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다. 이른 나이에 자살 사별자가 된 젊은이들의 마음은 어떤가 감히 알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자살 사별자들이 기억하는 장례식은 산 사람의 잔칫집같은 장례식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도 아니다. 낯설고 불편하며 혼란스러운 장례식이다. 그래서 고인을 잘 배웅하지 못하는 장례식이다.

p.71

이 책에는 애도모임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말을 옮긴 부분은 연두색으로 표시되어있다.

연두색이 진하지 않아서 처음엔 읽기 힘들었다. 안경을 꼭 쓰고 읽어야만 하는 부분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살 사별자들의 어려운 마음을 읽는것은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쉬운 마음으로 접근할수 없는,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은 임산부에게 주는 핑크 배지처럼 '애도중'이라는 배지를 달고 다니고 싶다고 했다

p.132

위로 하려는 어떤 노력이 가 닿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라고 아는척하는 주위사람들의 무심함에 마음을 다친 사례들이 나온다. 정말 위로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예 말걸지 않도록 '애도중' 아래 말걸지 마세요 라는 문구 하나더 추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위로하는데도 노력이 필요하다. 기다려주는 것 지인의 속도를 이해해주는것이 얼마나 큰 일인줄 모르고 아무말이나 던지는 사람들의 무심함이 속상하다.

가족의 자살로 받은 상처에 주위사람들의 말에 받은 상처까지 난타를 당하고 있는 자살 사별자들의 마음이 많이 신경쓰인다.

떠난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그사람을 우리 곁에 초대해 다시 기억하는 것이 '리멤버링' 이며 애도는 리멤버링의 과정이다. 죽음이 삶의 일부이듯, 세상은 묘지위에 있고 죽은 자는 산자의 틈 속에서 영원히 살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애써 지우려 하지 말자.

p263.

마음에 관한 문제는 어떠한 결론도 해결책도 없다. 그저 내 마음이 편한대로 흘러가게 두는것 뿐이다. 조금 더 상처받지 않고 그나마 나은방향으로. 애써 지우려 하지 않는 자살사별자 가족들의 여러가지 노력들을 나의 지인처럼 마음을 집중하여 읽었다. 이들이 이 젊은이들이 제발 각자의 방법으로 이해하고 조금만 더 편안해지길 바란다.

슬픔은 연결의 감정이다. 누군가를 잃은 그 자리에서 사별자는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p.270

자살 사별자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 책이었다. 세상에는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책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자신의 감정을 비워내고 가는 자살 사별자들의 삶을 응원한다.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가장 와 닿는다. 자살 사별자들이 세상과 연결 될수 있게 내 손을 내밀어야 겠다. 나로 인해 그들이 세상과 연결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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