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홈드라마를 쓸 때면 큰 무대장치나 소품을 담당하는 분에게 세 가지 희망사항을 말씀드린다. 현관에서 부엌으로 가는 통로에 구슬로 엮은 가리개 같은 걸 걸어놓지 말라는 것과 전화기에 강아지 누비옷 같은 커버를 씌우지 말라는 것, 한 뼘이라도 되는 다다미방이 있으면 슬리퍼를 놓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특히 주부에게는 슬리퍼를 신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세 가지이다. 구슬 달린 가리개는 통과할 때 나는 잘그락잘그락 소리가 듣기 싫고 색색의 구슬이 흔들리는 게 영 눈에 거슬린다는 내 개인의 취향이 작용했지만, 슬리퍼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