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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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ites_proses님의 서재
자신이 살아온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 위험한 세상도 많지만 보다 냉정하게 나와 주변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에 우연한 기회에 남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쉼터와 그룹홈을 같이 운영하는 곳에서 한달 정도 지낸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준비를 해주는 것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해야하는 일이 바뀌었습니다. 여섯 살부터 18세 청소년까지 다양한 남자아이들과 지냈습니다.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주변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그렇지만 아주 내밀한 마음이었습니다. 그 후로 몇 년간은 연락을 이어왔습니다만, 지금은 거의 방문하지 않는 SNS 친구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게 생기고, 그걸 위해 시간을 보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좋고 감사했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들려주려고 연습했던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해줄 때, 춤을 추고 싶다고 하다가 백댄서가 됐을 때, 열심히 하던 축구를 그만두고 모델이 되려고 했을 때 등 느꼈던 기쁨은 한달 여를 같이 지냈던 시간의 몇 배에 해당하는 선물이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쉼터 만화를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그 과정을 풀어내고 스스로 치유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또 자신과 같이 느끼고 있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하는 마음이 귀하게 여겨집니다.

스스로 더 좋은 환경을 향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고 용기있었던 작가를 응원합니다.

분명 삶은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섞여있고, 매일매일 하루의 몫을 해야하는 고된 책무도 있습니다만, 그러면서 알게되고 느끼게 되는 선물도 있긴 합니다.

어려운 시간들을 풀어주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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