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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님의 서재
  • 보스토크 VOSTOK 매거진 4호
  •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 14,400원 (10%960)
  • 2017-07-14
  • : 418


우연히 선물 받은 보스토크 매거진 4호. 아름답고도 무용한 것들이 참 많듯이 잡지라는 매체 역시 예쁘기는 쉽지만 유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요즘 나오는 잡지들은 그 편견을 뒤집는 중이고. 보스토크는 예쁜데다가 내용이 알차고, 새롭기까지 하다. 이번 4호를 읽으며 폭 넓은 참고 서적들을 메모하느라 손이 바빴고, 감상에 젖어 잠시 책장을 덮기도 했다. 최근 읽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잡지.

 


+첫 장을 열면 사려 깊은 편집장의 말이 독자를 맞이한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구나. 독자의 노동 사정까지 생각하는 마음씨.

우리의 독자들 중에 잡지 한 권을 사기 위해 두 시간 이상의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분들이 많음을 모르지 않는다. 언제나 그 시간 이상 즐거워하시기를 바라며 잡지를 만든다.


+난 텍스트에 익숙한 사람이다. 사진과, 다른 콘텐츠의 결합에서 사진은 부산물 또는 조력자라고 생각해왔다. 나의 사진 읽는 눈은 그리 좋다가 않다. 평론가 신형철의 말처럼 취향이라 부를 것이 못 되는 보편적인 취향(?). 신형철의 글을 읽으며 앞으로 볼 사진들에서 새롭게 발견할 무언가가 생겼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뚜렷이 구분될 취향, 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품는다.

사건성을 그 안에 품고 있는, 사건성 이전의 어떤 것. 그것을 일단은 ‘내면성’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겠다.…그 누구와도 같지 않을, 그 무엇에도 무너지지 않을, 그런 내면을 소유하고 있는 자의 힘. 비참해질수록 더 눈부셔지는 역설적인 그 힘을 찍어낸 사진들이 거기 있을 때 비로소 나는 반응했다.

 


+<사진언어의 자율성을 향한 역설적 시도, 사진소설> 코너가 매우 좋았다. 사진이 픽션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발칙한 의문. 사진이 서사를 가진 또 다른 장르를 만났을 때, 거기서 증대하는 비규범적 특성들. 우리가 사진의 잠재성에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

사진가의 품에서 멀리 벗어나 버린 사진은 사춘기 아이인 양 제멋대로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사춘기 특유의 비규범성이 존재하듯이 여타 다른 장르와 결합한 사진은 비규법적 일탈 해위를 자행할 것이다.…품에서 버리고, 다른 장르와 만나게 하고, 그곳에서 즐기는 사진의 자율적 일탈을 관망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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