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조용해지니 온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이런 때일수록 자신을 단련해서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몸이란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살면서 두 번 정도 체력을 피크로 올린 적이 코로나 직전과 코로나 시기였다. 이 두 번의 시기에 난 weight lifting을 1-1.5시간, 달리기를 6-7마일, 이후 실내자전거에 줄넘기까지 할 수 있었다. 이 흐름이 무너진 것은 2021년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부터였는데 이후 걷기나 하이킹을 곁들이기는 했지만 좀처럼 달리지는 못하고 드문드문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다.
작년부터 술이 늘어서 몸이 불어난 느낌을 던지고 생활을 좀더 정리해보려고 맘을 먹은 2026년 지난 주 Treadmill에서 천천히 걷기와 달리기를 해본 후 이번 주 화요일 짓뿌리는 비를 맞으면서 오전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길을 걷다가 근처의 공원에서 3마일을 뛰게 되었다. 속도는 비록 피크시절에 비하면 한참 못 미쳤지만 그래도 1.4마일 정도를 걷고 나서 쉬지 않고 3마일을 뛰고 다시 1마일 넘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 그날 에너지 레벨이 충만한 덕분에 weight lifting까지 제대로 할 수 있었다.
하체운동을 한 어제는 시간이 없어서 자전거를 타지 못했지만 오늘 등과 이두운동 후 이 흐름을 기분 좋게 이어가려고 가볍게 걷자는 마음으로 Treadmill에 올라갔고 다시 2마일을 달리고 0.66마일 정도를 걸어서 afterburn을 올릴 수 있었으니 문득 몸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젠 비록 나이도 많이 먹고 몸이 축나는 시기에 들어섰지만 과거 열심하던 시간들이 신경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년간 같은 일을 해왔으니 속도가 빠르고 더 정확해졌지만 그만큼 일도 늘어나고 일의 강도가 세서 늘 힘에 부치는 기분이다. 독서도 느려져서 한 달에 10권도 채 못 읽는 것이 요즘이지만 이런 시기도 버티고 지나가면 또 나은 날들이 오리라 믿는다.
쓰는 것도 예전같지 않고 이런 저런 것이 많이 귀찮을 때가 있고 고양이 둘에 (우연히 동거하게 된) 관심을 주니 TV도 잘 안 보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한 흔적들이다.
저녁의 일정을 모두 마친 평일이나 모처럼의 나른한 주말 오후에 TV에 YouTube으로 재즈나 가벼운 피아노 연주를 틀어놓고 소파에 기대앉아서 천천이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고양이들 중 나를 많이 더 좋아하는 노묘인 벨라가 (강한 전생의 인연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녀석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꾼 꿈이 예사롭지 않다) 옆에 와서 몸을 바짝 붙이고 자면서 골골거린다면 더욱 좋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 나가야 하는데 그 전에 햇살이 좋은 오늘 일찍 퇴근해서 테라스에 앉아서 책을 좀 읽다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