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겔의 책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독서가’라고 자부하는 작가답게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문학 속 인물들에 대해 재해석하고 있다. 그중에는 주연으로 자리매김하던 인물도 있으나 단역에 가까운 조연이나 나레이터도 있다. 망겔리 문학 속 인물들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보고 있는지 나타나는 부분이듯 하다.
돈키호테 속의 인물, 시테 아메테 베넹헬리는 뭐라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다. 세르반테스는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시테에게 들었노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망겔은 시테에 대해 세르반테스가 창작한 인물일 수 도 있고 무어인 추방령이 내려진 스페인의 어느 뒷골목에서 발견한 책을 지은 실제인물일 수도 있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탄압을 피하고자 설정한 인물 시테는 올바름에 대한 글을 쓰는 용감한 행위의 대변자 노릇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