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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님의 서재

가로등 아래 춤추는 눈송이들. 창문을 장식한 색색의 전구들. 구세군의 맑은 종소리. 노점에서 풍기는 어묵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 눈 내리는 연말의 밤거리를 통과하면서은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각했고, 그러는 동안천천히 비참해졌다.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그녀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작고 파란 불씨 하나가 그녀의정원 안에서 고요히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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