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화장실 # 황미숙 # 고래책방
임지숙 2023/07/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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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 화장실
- 황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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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23-06-27
: 182
산골 소녀였던 저는 어릴적 두 살 위 언니의 화장실 문지기였지요.
어스름 밤이되면 부엉이, 소쩍새들 울어대고 멀리 노루 울음도 들리는지라 밤은 내게 잔뜩 겁을 먹게 했답니다. 무슨 일인지 언니는 어둑한 밤만 되면 똥이 마렵다며 나를 화장실 문지기로 세워놓고 세월아 내월아 일을 보았어요. 밤하늘 반짝이는 별을 세어보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노래도 불러보며 화장실 문지기 임무를 거뜬히 해낸 용감한 소녀였답니다.
이제는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언니와 간혹 만나면 옛 추억을 곱씹으며 웃음짓습니다.
<토끼 화장실>은 저를 추억 속 여행길로 안내하는 동화책입니다.
온통 새하얀 토끼는 화장실에서 동글동글한 흰 똥을 쌀까요? 표지 그림처럼 알록달록 무지개 똥을 쌀까요? 토끼똥에선 하늘의 향기가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하얀 눈이 저 높은 하늘을 날아 내려오니까요.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날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청량감을 선사하는 동화입니다. 설아의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곰처럼 커다란 하얀 토끼를 어디선가 마주하고픈 소망을 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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