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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
  • 이동진
  • 25,200원 (10%1,400)
  • 2014-01-10
  • : 807

 최근에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이고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토를 달 생각이 없다. 특히 인터뷰어의 기억력과 준비성은 경이로운 데가 있다. 너무나도 꼼꼼한, 거의 한 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을 던지고, 감독이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백기투항할 때, 그때 인터뷰어가 느꼈을 쾌감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다만 독자로서 이 책 편집의 불친절함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단행본 분량의 인터뷰라면 작품을 순서대로 훑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게 보통일 텐데, 이 책에선 감독의 영화세계 전체를 주제별로 짚으면서 인터뷰가 진행된다. 아마도 꼼꼼한 인터뷰어의 입장에서 감독당 2-300페이지의 분량이 작품을 각각 다루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도 결국은 구체적인 작품을 들어 설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각 질문마다 거론되는 작품이 계속 널뛰기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이번 질문엔 <박쥐>를 들어 설명하고, 다음 질문은 <복수는 나의 것>, 그다음 <스토커> 다시 또 <박쥐>...이런 식으로 인터뷰가 무려 250쪽이나 진행된다.

  그렇다면 적절한 소제목이라도 달아줬으면 좋을텐데, 이 길고 긴 인터뷰가 아무런 목차없이 그대로 이어지니 독자 입장에선 인터뷰의 갈피를 잡기 힘들 때가 많다.

 특히 중간 중간에 인용된 영화 대사는 틀림없이 인터뷰어가 애써서 찾아낸 것일 테지만, 소제목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대화의 흐름을 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을 읽은 후부터는 그냥 건너뛰어 버리게 된다. 차라리 여러 번의 인터뷰를 그냥 1번 인터뷰, 2번 인터뷰...이런 식으로라도 나눠줬으면 훨씬 읽기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머리 속이 헝클어지고 있는 새벽에 투정 아닌 투정 한마디 적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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