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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의 언어
- 송은혜
- 12,600원 (10%↓
700) - 2021-01-31
: 2,525
전공자는 아니지만 피아노를 친 지 어언 15년이 넘어간다. 그래서인지 우연히 발견한 '음악의 언어'라는 책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음악과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하는 33개의 변주곡 같은 이야기가 짧은 에피소드로 실려 있어서 큰 집중력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한평생 음악 속에서 음악과 살아온 사람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오래 사랑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 저자는 그걸 해내고 더 나아가 우리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이 한 발짝 다가오게 만든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말하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래서 그런가 문장이 유려하고 표현이 굉장히 서정적이다. 문장 자체가 마치 음악 같다. 글을 읽다 보면 매 에피소드마다 소개되어 있는 음악을 찾아 듣고 싶어져서 특별히 좋았던 에피소드의 몇 곡들을 직접 찾아 들어보았다. 위대한 거장들의 연주를 집에서 터치 몇 번으로 들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글과 함께 음악을 들으면 감동이 두 배로 밀려온다. 어떤 곡은 저자의 표현과 완벽히 일치하기도 하고, 어떤 곡에 대한 설명은 공감되지 않기도 한다. 그렇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음악을 듣는 귀는 모두 다르니까. 음악에 대한 저자의 시선을 그대로 흡수하기도 하고 내 태도를 정립하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의 편집 방식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독특한 쓰기 방식과 폰트가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오랜만에 예술을 하는 사람의 예술에 대한 좋은 책을 발견한 것 같아 좋았다.
(침묵에서 시작해 침묵으로 끝나는 모든 음악은 반복이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태어나고 죽는 삶도 반복이다. 변주곡은 시작과 소멸뿐 아니라 진화와 변형을 부드럽게 끌어안는다. 우리는 음악이 시작될 때 끝나는 순간이 올 것임을 안다. 하지만 시작과 끝만 바라본다면 고된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음악의 언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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