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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mt0405님의 서재
  • 1984
  • 조지 오웰
  • 9,900원 (10%550)
  • 2003-06-16
  • : 68,817

'외출, 모임, 외식, 행사, 여행 등은 연기하거나 취소하기'. 지하철 역사 내에 코로나 19에 대처하는 국민행동지침이 울려 퍼진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행동지침을 국민들에게 권유하지 않는다. 다만 명령을 할 뿐이다. 자유나 권리라는 단어는 바이러스라는 공포 속에서 그 의미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자유나 권리라는 단어를 지워버리고 우린, 거리낌 없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한다. 정신적인 불안과 물리적인 갑갑함은 때때로 마녀사냥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린 중국인들, 신천지 교인들, 성소수자들에게 손가락질하면서 그들을 처벌해달라고 했다. 떠올려보면 우리는 지난 20세기 후반에 자유와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었다. 북한이라는 공포를 주입시키던 권위주의 정부에 목숨을 걸고 저항했었다. 단결하는 민중은 힘이 셌다. 희망, 그것은 늘 민중에게 있었다. 가깝게는 촛불집회에서 우린 희망을 다시 경험했다. 하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권력을 승계한 정치가들이 앞다투어 집합을 금지시키고 있다. 물리적인 장소에 모일 수 없는 민중은 무기력하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의 안위를 위해서 가상 공간에서만 모이라고 한다. 권력은 물리적인 장소에서 행해져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개인을 격리라는 명분으로 가둬버린다. 우린 그것을 우리의 국가, 공동체를 위해서라고 믿고 있다. 권력은 경험을 통해 점점 교묘하게 자신을 숨기게 되었다. 적이 있다는 것은 추종자들을 단결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북한이 이제 회담의 대상이라면 적은 다시 일본이다. 민중들이 마음껏 그 추상적인 대상을 증오하도록 내버려두라. 외부의 적이 잠잠해졌다면 내부에라도 적을 만들어라. 보수 언론도 좋고, 우파 꼴통도 좋고, 아니면 검찰이라도 좋다. 하지만 직접 공격을 지시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모두가 자유의지로 정의를 선택했다고 믿게 만들어라. 바이러스 증세가 의심되는 이웃을 격리시키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동료를 비난하는 것은 우리에게 뛰어난 시민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서울에 사는 많은 민중들은 이미 부자들이 아닌가. 10억이 넘거나 가까이 되는 아파트를 다들 한 채씩 가지고 있지 않나. 하지만 실제로 우리 삶의 수준은 그대로다. 아니, 우린 삶의 수준 같은 단어를 잊은 지 오래다. 다만 우린 훌륭한 방역 시스템을 갖춘 국가에서 사는 것이 다행일 뿐이다. 나는 언젠가 죽게 될지라도 대한민국은 불멸한다. 우린 한국인이므로 국가와 민족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출처] 1984 (리바이어던)|작성자 kenoh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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