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야마와 레이코 콤비의 매력을 다시 톡톡 튀게만들어준 소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2>를 만나보았다. 6편의 단편들이 생각보다 술술 넘어가서 좋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다양한 미스터리의 출구를 멋지게 찾아내는 두 주인공의 활약상을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여기에 은색 재규어와 새하얀 양복이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남자, 먼가 빈틈이 속속 보이면서도 밉지 않은 인물 가자마쓰리 경부도 빼놓을 수 없을거 같다.
미스터리 단골 소재들이 주로 등장했지만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이 소설의 관객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해야할지를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전개되는 데 미스터리 사건의 핵심에 파고드는 모습은 영락없이 독자의 마음속 기대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만족감을 선사시켜주니 말이다.
열혈 여형사로 거듭나보이고 싶지만 아직까진 먼가 2% 부족함이 느껴지는 공주병 아가씨 레이코가 늘 자신의 추리에 폭언을 일삼지 않는 가게야마의 콧대를 똑부러지게 꺾는 장면도 한 번 기대해 봄직 할거 같다. 늘 똑같은 전개를 자주 마주치게되면 독자도 그 흥미를 서서히 잃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말이다. 그리고 미스테리는 늘 사건의 테두리에 둘러진 것보다 더 깊숙이 파고들어야만 감춰진 진실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반전의 짜릿한 쾌감이 큰편은 아니지만 일말의 복선과 사건의 요소들을 만만히 봤다가는 성급쟁이 가자마쓰리 경부와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으니 방심은 금물. 이상하리만큼 가게야마가 사건을 다시 찬찬히 다시 되짚어주면 사건속의 열쇠를 무심코 놓쳐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삼각관계의 애정전선이 다음 이야기속에는 등장해주게될지, 이대로 이 수수께끼 시리즈가 끝날거 같지 않은 예감은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있으리라..개인적으론 짧은 단편의 분량에 조금 더 살이 붙여진다면 좋을 거 같다는 바람도 함께 가져본다. 앞으론 좀 더 이 세 주인공의 매력을 골고루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까지도..유쾌한 추리극의 향연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