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바삐 살아가는 거 같은 숨막힘 속에서 우리가 늘 돌아오게되는 한 곳이 있다.
바로 가족이란 따뜻한 보금자리이다. 그 모습은 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가장 힘들고
지친 순간에 기대어 위로와 치유를 받고 다시 용기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삶의 버팀목같은
존재라 생각한다.
소설 <행복한 식탁>은 한 가정의 성장통을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가리켜주고 있다. 소설 속 사와코 가족의 첫 모습은 먼가 허전한 빈자리와 삐걱거리는 틈을 느낄 수
있다. 가출을 결심한 엄마의 부재, 남은 가족이 함께 모인 식탁에서 아빠는 또 다른 인생의 도전을
하고 싶다말하며 아빠 노릇을 그만두고 평범한 히로씨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선언한다.
생각보다는 주인공 사와코와 그 오빠 나오짱은 이 아빠의 중대한 결정에 쉽게 동요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닥친 자신들의 모습을 탓하지 않았고 대화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며 한 가족으로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흔들리고 붕괴된 가족의 울타리를 다시 잘 지켜내가는 과정을 우리게에
보여준다. 분명 아빠의 자살미수사건으로 가족은 커다른 충격과 죄책감에 사로잡히면서 모든 것을
손놓아버리고 싶은 자괴감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었다. 가족을 향한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암담한 하루 하루를 겨우 겨우 일으키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이런 깊은 상처를 입은 사와코 가족의 모습을 독자에게 열어두면서 우리의 가족이 맞닥뜨릴 수
있는 시련과 상처를 어떻게 치료하고 천천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 들려주고자 한거 같았다.
우리의 삶이 늘 화기애애하게 번져나갈 수 없듯이 가족에는 더 따뜻한 서로의 관심과 배려,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서로를 지탱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한다. 혼자 극복해내기는 버거웠던 가족이란
삶의 무게를 서로 나누는 것이었다.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고 마음의 문을 늘 열어둘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외톨이가 아닌 가족이란 따뜻한 온기로 이어졌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사와코가 들려주는 하나의 메세지가 더 가슴에 와닿아 나의 지쳐있던 마음을 일으켜세운다.
"나는 큰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다. 내 주위에는 아직도 소중한 것들이 많고
이어나가야 할 것들도 많다." 이 말은 곧 허울뿐인 가정의 울타리가 아닌 우리가 따스한 눈길로
바로보고 손을 흔들어주며 품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해준다.
내가 감싸고 살필 수 있는 가족이라는 행복의 존재, 다시 함께 모여있는 식탁위에서 나누는 웃음과
사랑, 그 감동의 잔잔한 울림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이 기억을 간직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