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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夢)슈슈 무민의 밝은 방
  • 모두를 위한 철학 입문
  • 사사키 아타루
  • 11,700원 (10%650)
  • 2025-08-25
  • : 2,660




출근하며 읽는 착은 철학책

<모두를 위한 철학 입문>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북노마드] (2025)



 

사람이 가득한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

 


저자 사사키 아타루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일단’과 ‘어쩌다’의 삶 사이에 무한에 가까운 자유도로 놓여 있는 존재다. 그러니 곰곰히 따져보면 이처럼 부조리한 현실이 없다.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삶의 이력(history)이 나의 욕망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죽음’은 세상에 태어난 이라면 누구나 맞이하게 될 운명이다. 피할 길이 없다. 어느 누구도 경험한 바 없지만 누구나가 지극한 두려움을 갖게 되는 대상이다. 그러니 탄생과 더불어 이토록 ‘부조리한’삶의 진실이 있을까.

 


저자가 이야기하는 ‘일단’과 ‘어쩌다’의 철학은 어머니의 ‘우짜노’ 철학과 닮아 있었다. 다만 어떤 사건 혹은 현상의 전과 후를 마주하는 주체의 부조리한 감각이 전/후로 구별되어 있을 뿐이다.


 

내게 어머니의 ‘우짜노’철학은 체념의 철학이었다. 하지만 체념이 포기가 아니듯, 이는 앞으로 다가올 삶을 덤덤하지만 의연하게 맞이하겠다는 결연한 견딤의 의지이기도 했다. 지금껏 겪었던 크고 작은 시련들에 어머니의 ‘우짜노’ 철학이 언제나 내게 큰 힘과 위안을 준 이유다. 나아가 어머니의 ‘우짜노’철학은 그 뒤에 (그래도 해야지, 그래도 살아가야지)라는 말이 숨어 있는 삶의 지혜이기도 했다.


 

멜빌의 <모비딕>에서 이슈메일의 입을 통해 죽음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생각난다. 입 가운데가 살짝 갈라지고 입 전체를 덮은 듯 보이는 참고래가 죽음을 굳건히 참고 견디는 스토아 철학자를 닮았다고 말하고, ‘얼굴 없는’ 향유고래는 죽음에 초연해 보이는 듯한 인상이 플라톤을 닮았으며, 나아가 향유고래는 말년에 스피노자를 만났을 것이라 말하는 대목 말이다. 이처럼 ‘죽음’의 문제는 우리의 ‘존재함’과 떨어질 수 없는 이란성쌍둥이다.

 


철학자가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작은 책은 ‘죽음’이야말로 “나에게 고유하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단 하나의 경험”이기에, “나의 죽음은 내 것이다. 누구도 나 대신 죽을 수 없다.”(54)고 부연한다.

 


오늘 내가 품은 욕망은, 아타루에 따르면, 타인이 만든 ‘모조’된 욕망일 뿐이다. 유럽 여행을 하고 지중해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는 일, ‘인생의 목적은 행복해지기’와 같은 표현은, 결국 내게 주입된 타인의 욕망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욕망은 인간의 등장 이후 끊임없이 복제되고 변형되어온 진부함의 총체이기도 할 테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아마도 ‘죽음’이야 말로 나 자신에게 고유한, 결코 진부할 수 없는 문제임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듯하다. (좀 더 읽어봐야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플라톤이, 혹은 철학자가 ‘죽음을 열망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이는 결코 ‘자살하고 싶다’거나, ‘어차피 죽을 건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식의 허무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내게 고유한, 이 존재론적인 문제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무척이나 진지하고 ‘뜨거운’ 물음인 것이다. 이건 문제에 대해 뜨겁게 반응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차갑게’ 직관하는 일에 더 가까울 듯하다. ‘뜨거움’과 ‘차가움’은 같은 진실의 다른 단면일 뿐이지 않은가. 그러니 죽음에 대한 나의 태도는, 순간순간 혹은 오늘 나의 하루를 다르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제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꺼내는지 퇴근할 때 마저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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