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융단님의 서재
  • 코스믹 브릿지 Cosmic Bridge
  • Jed Song
  • 9,900원 (10%550)
  • 2024-03-06
  • : 3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소설에서는 자세히 묘사하지 않지만 우주정거장과 관련된 사고로 인하여 현재의 지구는 회색먼지로 뒤덮여 인간이 이전의 지구와는 다른 환경으로 변하였다.

주인공인 '나'는 일행들과 만나기 전의 기억이 없으며 우주에서 태어난 건지 지구에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나'는 함께 어울려 다니는 '브랜디', '유나', '유나의 여동생'과 하루하루 힘들게 지구에서의 삶을 연명하고 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의 연결로 인해 '코냑'의 도움으로 네명은 '프런티어'라는 우주의 지구로 가게 된다.

'프런티어'에서는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스페이스 네이티브'는

지구에서 온 밀입국자들을 혐오하고 경멸하며 다시 지구로 돌아가길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혼자가 되어 버리고 마는데

이 때 '코냑'이 혼자가 된 '나'에게 자신이 만든 조직 <브릿지>에 합류를 권한다.

<브릿지>는 지구와 '프런티어'의 교류를 원하고 현재 체제를 변화하기 위한 조직으로

'나'는 '쉐리'라는 가명을 받게 되고 조직에 합류하여 작전을 함께 하게 된다.

----------------------------------------------------------------


책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른채로 보고 싶어서 뒷쪽 글만 읽고 독서를 시작했다.

Jed Song이라는 작가의 이름 때문에 외국작가인가 한국작가인가 긴가민가 했는데 '한국소설'로 분류된 걸 보면 한국작가인가 보다.

이 소설이 첫 책인지 다른 책은 검색되지 않았다.


표지 디자인 때문에 영화 <인터스텔라>, <마션>, <그래비티> 같은 SF 내용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우주에 새로운 인류가 살 곳을 짓고 떠난다는 설정은

<인터스텔라>, <월E>와 비슷하지만 좀 더 아날로그적 설정이 강하고

지구에 남은 인간과 우주에서 새롭게 태어난 인류(스페이스 네이티브)간의 갈등을 주로 다룬다.


----------------------------------------------------------------

"황폐해진 지구와 달리 우주는 이전의 지구보다 더 지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높은 건물들이 사방에 서 있고, 코를 타고 맑은 공기가 넘어오며, 대기가 탁하지 않아 시야가 훤히 보일 정도로 탁 트인 우주의 풍경은 회색빛 지구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


과거의 지구와 새로운 지구를 의도적으로 매우 비슷하게 묘사했는데우주에 새로운 지구를 만들 정도의 기술력을 가졌을텐데... 계속 신경쓰였다.

종이에 메모를 하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권총을 사용하고, 지구에서 온 나와 일행들이 '프론티어'에서 고작 엘레베이터를 보고 놀란다.

우주에서 태어나서 새 삶을 살아봤자 어차피 똑같은 인간이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을까?

자신들은 지구의 인류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들이 새롭게 창조한 지구가 더 지구같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소설 중반까지 왜 제목이 <코스믹 브릿지>일까 궁금해 했는데 '코냑'의 만든 조직이름이 등장할 때야 비로소 궁금증이 해소된다.

'우주와 지구를 연결하고 싶었던 다리' 그 의미였던 것 같다.


분량이 적어서 기승전결이 빠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건들이 너무 휘리릭 별일 아닌 것처럼 지나가서 의외였다.

차라리 '말리'에서의 부분을 좀 줄이고 후반부 사건을 더 자세히 묘사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나'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되는 부분과 '코냑'과의 관계를 알게되는 부분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나열해 버렸고 '코냑'이 자신의 가족관계나 왜 '나'를 선택했는지도 너무 스스로 서술해 버린다.

초반부 모든 인물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헌신적인 부분도 읽는 내내 의문이었는데 중후반쯤 '나'도 '코냑'도 아닌 제 3의 인물이 술술 말해버린다...


초반과 중반에 등장한 엑스트라 인물들도 적응할 쯤 퇴장해 버려서 당황스러웠다.

그저 '나'를 도와주기 위한 장치로써 잠깐 쓰다 버리는 느낌이라 소설을 다 읽을 쯤에도 각각 인물들에게 공감이나 애착을 느낄 수 없었다.


이것저것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어느 작가의 첫 소설을 읽는 건 오랜만이라 이 작가가 다음에는 어떤 소설로 더 발전해서 올지 기대가 되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