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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단님의 서재
  •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 정희선
  • 17,100원 (10%950)
  • 2023-11-16
  • : 1,908

읽기 적당한 두께에 가벼운 종이로 제작되었다.

지난주 주말에 3시간 정도 읽으니 반 정도 읽었고 오늘 몇 시간 읽고 다 읽었으니 5~6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과 비슷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젊은이들도 '가성비'를 따진다는 이야기다.

읽다 보면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아 한국과 일본이 많이 비슷해졌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젊은 일본 세대에서 유행하는 줄임말은 아래와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성비'가 여기에 다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코스파 = 코스트 퍼포먼스 = 가격 대비 성능

타이파 = 타임 퍼포먼스 = 가격 대비 시간

스페파 = 스페이스 퍼포먼스 = 가격 대비 공간


전부터 느끼기도 했고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도 '일본인들은 영어 줄임말을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쓰는 것 같다'라고 느낀다.

처음에 코스파, 타이파, 스페파 라는 단어를 보고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다.

곧 설명글이 나왔지만😅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의 소비 양극화가 심해졌는데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거침없이 돈을 쓰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인다고 하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할까?

여행, 공연, 생활하는데 편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전자제품이라면 척척 사지만 생필품 같은 건 다이소를 이용하거나

인터넷에서 더 싸게 살 수 있거나 할인하는 제품, 세일하는 기간을 노려서 구매한다.

이런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구매했을 때의 경험을 중요시 여기거나',

'제품이 비싸도 오래 쓸 수 있다면 저렴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는 음식 하나를 먹어도 '가성비'를 느낄 수 있게 같은 제품이어도 기능이 더 많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찾는다고 한다.

예시로 마셔도 건강한 맥주, 알콜을 줄인 맥주가 나왔는데 술을 좋아하지 않고 안 먹는 나로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내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 비유한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먹는 것과 비슷한가... 싶기도 했다.

라떼를 주문할 때도 '저지방', '무지방', '두유' 옵션으로 바꿔 먹기도 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현대 사회에는 물건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무엇이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한 사회이기 때문에 유일하게 남은 사치가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내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시간을 더 투자하기 위해서다.

하루 24시간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 쏟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내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와 지금이 많이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술자리'다.

전보다 술을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졌고 코로나 이후로 술자리가 많이 줄고 '점심 회식'도 늘어났다.

점심 회식은 대화를 많이 못 해서 아쉽다 보니 다들 아직은 저녁 회식을 조금 더 선호하지만 대부분 1차만 하고 헤어진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 대화 자리도 너무 좋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도 너무 소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2장이지 싶다.


2장의 부제 중에 'Z세대는 왜 콘텐츠를 2배속으로 시청할까?'라는 위에 적었다시피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과 비슷한 분석으로 비교하며 읽을 수 있어 더욱 재밌었다. 

OTT로 콘텐츠를 2배속으로 감상하는 사람들과 영화관에서 비싼 돈을 주고 특별관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그저 콘텐츠를 감상하는 취향이 다르거나 콘텐츠를 소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달라서 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정확하게 그 포인트를 잡으신 것 같아 감탄했다.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중시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반면

자기만족을 위해서는 몰입감을 중시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물건보다 경험과 소비의 순간을 즐기는 것도 우리나라와 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후 영화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생각해 보면

전시회나 팝업스토어로 많이 이동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 순간을 즐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예시로 '내가 만들어 먹는 하이볼',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주는 가게'가 나왔는데

후자의 경우 '오늘, 와인 한 잔'이라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가 생각났다.


내가 아직 시니어가 아니어서 그런가 3장은 그렇구나~ 하면서 술술 넘어가면서 읽었다.

그중 '시니어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 시니어 잡지'라는 부제가 꽤 흥미로웠는데 어떻게 시니어가 타깃이 아닌가? 봤더니

시니어는 이러이러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잡지의 컨셉을 잡으면 소재가 한정적으로 변하고 만다는 것이다.

잡지 <하루메쿠>는 시니어 잡지지만 '포켓몬 고'가 유행할 때 시니어들이 '포켓몬 고'를 활용하여 운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해당 주제로 특집을 실었다고 하면서 '시니어'라는 주제로 한정했다면 해당 주제가 절대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어떤 특집을 실었는지는 설명 없이 끝난 점이 아쉬웠는데 아마도 해당 내용을 실으면 안 됐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고령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말 것'이라는 말에 임영웅에 열광하는 한국 아주머니(우리 엄마 포함)을 떠올렸다.

중년들이 10~30대 만큼 열광하고 열성적으로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 덕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사실 중년들도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기회를 잃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엄마만 해도 엄마가 60대에 응원봉을 흔들며 젊은 가수 콘서트에 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 모습이 너무너무 좋고 엄마가 더 나이들 때까지 계속 덕질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 외에 지방에 사는 시니어들을 위해 지원하는 이동 수단 사업, 휠체어 대여사업, 슈퍼마켓 트럭이 집 앞까지 찾아가는 서비스,

1인 고령가구를 위한 돌봄 서비스, 간병을 돕는 로봇 기술 등등을 소개했다.


AI를 이용하여 많은 것들을 하는 요즘이지만 '신제품을 AI를 통해 개발한다'라는 이야기를 새롭게 다가왔다.

맛과 향을 조합해서 신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적극적으로 이걸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입력해 두고 특정 키워드를 이용하여 그것에 어울리는 맛과 향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이 직접 했을 때 6개월 정도의 실험을 거쳐 신제품이 나온다 하면 AI는 3개월 만에 신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로봇이 만드는 커피, 아이스크림은 호기심에 사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아직 AI라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보니 'AI가 만든 00'이라고 하면 약간 꺼리게 되는데

과연 AI가 만든 신제품이 우리나라에도 나오게 된다면 인기가 있을까? 없을까? 궁금하긴 하다.


'반려로봇'은 한참 전부터 일본에 있었던 것이라 새롭게 느껴지는 주제는 아니었다.

반려로봇 회사가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자 작동하지 않는 로봇들을 모아 절에서 장례를 치러줬다는 인터넷 기사도 봤었다.

지금은 더 다양한 기능이나 특이한 컨셉의 반려로봇이 등장했던데 우리나라에도 인기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럴 때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진 나라 같다.


제일 재밌어 보이는 주제였는데 일본 한정이라 그런지 짧게 끝나 아쉬웠던 주제다.

우리나라에도 점점 '업사이클링' 가게가 생겨나는 추세인데 비싼데도 환경을 위해서라면~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이런 가게가 있다면 뭔가 살게 있나 구경하면서 환경에 도움이 되면서도 나에게 필요한 제품이 있다면 사고 있다.


유명한 '이마바리' 수건 회사에서 수건을 염색할 때 나오는 먼지를 뭉쳐서 캠핑할 때 사용하는 점화제로 재활용하고

생선을 잡을 때 함께 잡히지만 판매하지는 않는 '미이용 생선'을 손질해 밀키트로 판매하고

쓰다 남은 색조 화장품을 물감으로 재탄생 시키거나 버려지는 야채로 크레파스를 만드는 예시가 나왔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재활용을 하는 건데도 왜 비쌀까?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 약간이나 해답을 찾았다.

"오이식스에 의하면 야채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것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업사이클링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에 매력이 있어야 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편하듯이 생산자 입장에서도 그냥 버리는 것이 비용 절감이 되지만

'환경을 위해서', '환경을 생각해서' 한 번 더 수고스러운 공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고 우리가 그만큼 노력을 해야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업사이클링 제품도 있겠지만!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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