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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운님의 서재
  • 허락 없는 외출
  • 휘리
  • 14,400원 (10%800)
  • 2020-11-25
  • : 1,539
낯선 세계를 마주할 때면 습관처럼 잔뜩 움츠리곤 했다. 그럴수록 불안은 더 크게 몸을 부풀렸고 돌이킬 수 없이 나빠질 것 같은 예감에 꼼짝달싹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도망치지는 않았다.

작고 보드라운 마음들에 기대어 일단 어떻게든 한 발을 내딛으면 그 힘으로 다시 두 발, 세 발 더 뻗어볼 수 있었다. 한 걸음씩 천천히 빛 있는 곳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틈에 한 뼘쯤 자란 내가 빛 속에 있었다.

지난 날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휘리 작가님의 <허락 없는 외출>을 다시 만났다. 이제 막 문 밖으로 나와 홀로 숲으로 들어서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마음으로' 낯선 세계를 마주하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비바람을 흠뻑 맞으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아이를 응원하게 되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아이는 무사히 모험을 마칠 수 있을까. 공룡 인형을 품에 꼭 안은 아이를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씩씩한 대답이 들려오는 듯하다.

언젠가 저마다의 모험을 시작할 내 아이들에게도 '잘 살아갈 의지와 용기'를 심어줄 이 책을 공룡 인형 대신 안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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