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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서재
  • 가장 진지한 고백
  • 국립현대미술관
  • 50,000
  • 2023-09-13
  • : 616

정말 오랜만에 가 본 덕수궁 미술관.

멀어서 가기 힘들었는데 관심 있던 화가의 회고전이 열린다고 해서 특별히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투숙까지 하면서 보고 온 전시회다.

전시회는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장욱진이라는 화가가 이렇게 세련된 모더니스트였나 새삼 느꼈다.

소재는 매우 한국적이고 어찌 보면 점잖은 조선 시대 문인화가 같기도 한데 색감이 너무나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사실 작은 도판으로 볼 때는 왜 장욱진이 모더니즘 화가로 분류되는지도 잘 몰랐는데 실제로 가서 많은 작품들을 보고 나니 과연 김환기나 유영국 같은 추상주의 화가들과 같이 동인회를 꾸렸던 게 이해가 된다.

사진으로 보면 마치 이외수씨 같은 시골 사람 같은 느낌인데, 그림의 구성이나 색채가 너무 너무 세련됐고 현대적인 감수성이 확 느껴진다.

도록이 비싸서 못 사고 책바다에서 신청해서 봤는데 도판이 실제 작품의 매력을 절반도 못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

생활이 곧 예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예술이 일상처럼 가볍게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반발했던 치열한 작가 정신이 이해된다.

요즘 트렌드, 이를테면 반미학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했던 그 미학관에 공감한다.

이중섭 그림을 보면 항상 가족이 주인공인데 장욱진 역시 따뜻한 가족애가 그림에 잘 녹아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신실한 불교 신자인 부인에 대한 애정어린 선묘화도 많아 역시 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사랑하는 배우자의 헌신이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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