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보는데 재미들려서 요즘 열심히 찾아 읽고 있다.
전시회에 직접 간 경우는 가능하면 도록을 구입했는데, 의외로 놓친 전시들이 많고, 또 가격도 대부분 3만원 이상이라 금전적으로 약간 부담되기도 해서 넘어가 버린 도록들이 꽤 있다.
도록은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책바다를 통해 빌리고 있는데 대부분 대출불가라 여러 도서관에 문의를 해야 해서 한 번 신청하면 오래 기다린다는 점도 무척 아쉽다.
또 알라딘에도 없는 책들이 많아 리뷰 남기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
그래도 선명한 도판으로 유물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뒤에 실린 전문가들의 논고가 참 좋다.
어떤 책들보다 압축적으로 주제를 잘 해설해 주는 느낌이다.
이 책은 순조의 막내딸인 덕온 공주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유물들을 정리한 책이다.
200여 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후손들이 소중히 간직하여 기증했다는 점이 의의가 있겠다.
지금도 왕족들에 대한 대중들의 환상이 존재하는 만큼 (심지어 남의 나라 왕족에게도 열광할 정도니) 보다 자세한 기록들이 발굴되면 좋으련만 사료의 한계인지 구체적인 일상을 그리는 것은 어려운 듯하다.
순원왕후는 두 번이나 수렴청정을 할 정도로 대단한 권력을 누렸겠으나, 남편과 자식들, 심지어 하나 뿐인 손자까지 앞서 보낸 점은 한 여인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삶이다.
자손이 번성하고 대를 잇는 것을 가장 중요시 했던 조선 사회에서는 더욱 큰 아픔이었을 것이다.
사극 보면 후궁 작위도 쉽게 내려주는 것 같던데, 철종의 유일한 딸을 낳은 숙의 범씨가 내명부 첩지를 받은 것이 고종 때였다는 게 놀랍다.
워낙 철종이 힘이 없는 왕이어서였을까, 혹은 원래 후궁 첩지는 쉽게 내려지는 것이 아니었나 궁금하다.
유아 사망률이 워낙 높은 때라 그런지 순원왕후도 아들 하나를 낳자마자 잃었고, 철종이나 헌종 역시 자식이 있었으나 모두 어려서 죽었다는 게 안타깝다.
확실히 조선 후기로 갈수록 왕과 왕비의 생산력이 떨어지면서 점점 왕실이 몰락해 가는 느낌이 든다.
<오류>
113p, 231p
정미년 가례(1847)에서 익종의 후궁 경빈 김씨가 헌종과 함께
-> 익종이 아니라 헌종의 후궁이다.
121p
명헌황후 홍씨께서
-> 효정왕후 혹은 명헌태후라고 불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