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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n81님의 서재
  •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 홍동우
  • 12,600원 (10%700)
  • 2023-10-30
  • : 2,534
나는 김호준이 되질 않았다.
오히려 기독교로부터 해방되었고 구원받았다.
저자가 말하는 ‘신학의 재구성’에 대한 논의는 김호준에게는 오히려 독이지 않나 싶다. 애초에 신앙의 전제가 잘못된 것이 저질 신학의 문제였다면 그릇된 전제에서 벗어나는 게 맞다. 버전 업데이트가 아니라 교회밖으로 나가야 김호준으로 살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자기 현실을 제대로 보고 ‘유치한 신학’ 속 신앙의 부질 없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무대를 바꾸면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김호준은 김호준이 돼야 한다. 저자가 목사가 된 것처럼.

이것이 저자와 나의 위치에서 오는 해석의 차이다.
목사가 된 저자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목사로서의 최선일 테지만 오히려 용기 있게(?) 교회를 떠나라, 신앙을 떠나라고 말해줄 순 없을까란 생각이 든다. 또한 교회의 권징 문제 역시 목사가 잘못하거나 교회가 잘못하면 어디로 내쫓을 건가? 해체하는 게 맞지 않을까? 교회론의 본질로 문제를 타파해갈 생각이라면 무교회주의라는 해묵은 생생한 표본도 있다.

대상이 불분명했다.
젊은 목사가 교회에게 쓰는 건지,
아니면 성도에게 쓰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이건 정리되지 않은 설교 같다는 게 내 결론이다.
출판사에서 단어나 문장과 같은 것을 좀 더 매끄럽고 세련되게 교정해주지 않았다. 일례로 ‘응당’ 이나 ‘시나브로’ 등의 단어 사용이 지나침에도 지적이 없었나 싶었다. 초반부터 글이 아주 지루한 것도 한몫했다. 책 표지(디자인) 역시 내용과 달리 유치하고 디자인이 좀 후졌다.
오히려 챕터마다 나가는 글이 참 좋았다. 그게 이 책에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 전부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저자의 텍스트는 너무 난삽하고 인용이 많은 것으로 보아 채 소화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깊은 사유나 사색 없이 ‘나 책 많이 본다’고 뽐내는 것 같았다. 세 명의 주인공(?)에게 집중하고 문제의식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자기가 당한 경험을 욥기와 갈라디아서나 고린도, 마태 등으로 맥락 없이 투영해 무리하게 해석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지점에서 소화되지 않은 ‘지식자랑’으로 비춰졌다.


그가 말하는 교회는 동어반복이다.
어릴 때부터 이곳저곳에서 듣던…(익히 알고 있는)
성도들은 본래 똑똑하다. 신학이라는 게 어려운 것이 아니여서 목사들의 직업에 국한된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신학을 공부할 수 있다. 이점에 대해 홍목사는 보수적인 입장인 것 같다. 해서 읽고나서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다시 읽어볼 흥미조차 잃게 만든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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