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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 배철현
  • 17,820원 (10%990)
  • 2019-09-11
  • : 1,628

고전 문헌학자 배철현은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를 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 《정적》은 《심연》과《수련》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책으로 "나를 유혹하는 외부의 소리에 복종할 것인가.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에 전율한 것인가"를 화두로 제시한다. 하루 10분의 짧고 깊은 생각, 자신의 '심연'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감지하고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수련'을 거친 사람은 '정적'을 통해 자기 자신이 변화하는 고요한 울림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정적'은 잠잠한 호수와도 같은 마음의 상태이며, 잡념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잠재우고 의연한 '나'로 성숙해지는 시간이다. 정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부단히 움직인다. 그래야 고요한 마음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 정적이야말로 '정중동(靜中動)'인 것이다. 


"정적만이 남았다. 고요하게 가라앉은 가운데 그 고요함에 내 한 목숨을 의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 세상 어딘가로 통하는 내 피는 고요하게 움직이는데도 소리 없이 해탈한 심경으로 몸을 토목으로 여기고, 하지만 어렴풋이 활기를 띤다. 살아 있다는 정도의 자각으로 살아서 받아야 할 애매한 번민을 버리는 것은, 산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을 벗어나 하늘이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집착을 초월한 활기다. 고금을 공허하게 하고 동서의 자리를 다한 세계의 바깥에 한쪽 발을 들여놓아야만...... 그렇지 않다면 화석이 되고 싶다. (중략) 그렇지 않다면 죽어보고 싶다. 죽음은 만사의 끝이다. 또 만사의 시작이다.  - 나쓰메 소세키의《우미인초》중에서"



우연히 나쓰메 소세키의《우미인초》를 읽고 발견한 이 문단에서 곧바로《정적》을 떠올렸다. 정적. 고요. 침묵. 죽음... 소리 없는 세계를 품고 있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깊은 심연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상승보다는 하강의 기운. 지금도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우리는 수많은 소리에 둘러싸인 일상을 살아간다. 침묵은 숨이 막힌다.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기에 소음을 찾아 듣고, 사람을 찾아 말로 내뱉는다. 아침에 눈을 떠 잠을 드는 순간에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한다. 유튜브, 팟캐스트, 음악, 게임, 전화, 카톡, SNS... 우리는 말 없는 시간에도 수많은 대화의 말 칸에 파묻혀 마음을 어지럽힌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그 마음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때마침 배철현의 《정적》이 나에게 찾아왔다. 고요한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기를 권하는 이 한 권의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내려갈수록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28개의 화두가 곧 다이몬이다. 다이몬은 '스스로 완벽한 자'가 되도록 훈련시켜주는 혹독한 과정이자 시련이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장소나 환경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각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 어제와 다른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기적은 오늘도 기꺼이 입을 다물고 마음의 울림을 들을 수 있는 고요한 정적 안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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