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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고,외롭고,쓸쓸한
  • 찬란
  • 이병률
  • 10,800원 (10%600)
  • 2010-02-11
  • : 2,862

봄을 맞이한다는것은

어떤나무에 꽃이 피는것 누군가는 사랑을 시작하는것

결국 새로운 무언가와 다시 만나는것이지만

반면 그동안 정들었던것들과 이별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지간히 못난 나는 새로운것들보단 이별하는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

이 시집은 그렇게
멀리가는것들 그들의 뒷모습에 대한 송사로 시작이 된다

여기 한남자가 서있다 구겨진 양복에 허름한 셔츠 정리되지않은 머리에 얼마나 먼길을 걸어왔는지 상상조차되지않는 낡은 구두의 사내가 서있다

그런 사내가 안쓰러워 당신이 내미는 손을 보며 사내는 말한다

 

ㅡ 나는 말이죠 지구가 생겨날때부터 이별해온 사람입니다ㅡ.

 

누구나 혼자이지만 처음부터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누구의 "곁"이었으며 아무리 혼자라고 외롭다고 느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그 "곁"의 주위를떠나지못하는 슬픈종족들이다

그렇기에 지구와 달의거리가 지금보다 가깝고 일년은 팔백일이었을때부터

이별해온 남자의 모습은 결국 살기위해 어쩔수없이 이 곁에서 저 곁으로 저 곁에서 이곁으로 매일매일 숨막히게 이별해야하는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봄이다

 나무는 꽃을피우기위해 이별을하고 우리도 그 계절에 떠밀려 이별해야하는 순간이 왔다

여기 남자가 서있다 남자와의 만남은 처음만나듯 해어져야 영원할듯 잊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이별해야 우린 살수있다 자 이제 작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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