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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양심


넷플 애청자로서 한 가지 불만이 있다. 넷플에서 방영되는 최신 영화들이 전부 그저그렇다는 거. 시간 낭비인 작품들이 8할 정도 차지하는 듯하다. 드라마는 볼 만한 게 많은데, 특히 한국 드라마. 영화는 외화든 방화든 뭐든 넷플에서 상영하는 작품들은 대체로 망작인 듯해서.


어떻게 보는 족족 죄다 재미가 없다. 심지어 '이런 걸 영화라고 만들다니'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5할이 넘는다. 개중에 본 작품이 <탈출>과 <탈주>. 그나마 좀 나은 듯싶지만 여전히 보고 나서 괜히 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많이 아쉬운 작품이 <탈주>다. 이거 넷플 상영 시작일에 바로 본 건데, 보니까 2024년 7월에 개봉한 영화다. 3백만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겨우 손익 분깃점을 넘긴 영화. 다 보고 나니 왜 그저 그런 성적을 거뒀는지 알겠더라. 


탈북에 관계된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이 좋은 소재로 어떻게 연출을 그따위로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믿고 보는 배우인 이제훈과 구교환이 아니었으면 200만도 달성하지 못했을 영화였다. 개연성이 완전 망한 케이스.


처음엔 매우 긴장감과 몰입감이 좋았다. 헌데 김동혁이 임규남의 탈주 계획을 눈치 채고 같이 탈북하겠다는 대목까지는 볼만했지만, 그 이후 규남과 동혁의 관계는 영화의 흐름을 깨는 1등 공신. 쫓은 현상과 쫓기는 규남 역시 플롯 구조에서 개연성 없기는 마찬가지.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더 혈압이 오른다. 물론 좋은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규남이 비무장 지대를 달리는 탈주 장면은 꽤 좋았다. 그냥 아주 심플하게 탈주하는 규남과 쫓는 현상의 관계만으로 러닝 타임을 채워도 충분할 거였다. 심플하게. 


헌데 동혁의 서사구조가 끼여들면서 영화 플롯은 산으로 갔고 개연성도 망가졌다. 2002년 영화 <비하인드 에너미 라인스>에 보면 탈출하는 주인공과 그걸 쫓는 보스니아 반군 추리닝맨의 서사가 있다. 도주와 추격에 초점을 맞춰 걸출한 연출력을 보여준 숨어있는 명작이다.


<탈주>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도주와 추격에 관현 영화다. 그렇다면 규남과 현상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에너미 라인스>의 도주 구도와 <탈주>의 도주 구도를 비교해 보면 왜 <탈주>가 용두사미가 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탈주를 막는 외부 요인과 집요한 추격의 서스펜스만으로도 충분했다는 말이다. 탈북과  비무장지대라는 이 매력적인 요소로도 도주와 추격의 드라마틱한 연출을 할 수 없다면 감독으로 소질을 의심해 봐야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이제훈과 구교환 배우로 뽑아낸 영화가 이 정도라면 망한 케이스가 아닐까. (끝)


종합 평점 : 3점/5점 (참신한 소재+좋은 배우+내맘대로 개연성=평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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