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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기억은 물방울 모양
  • 데라치 하루나
  • 15,120원 (10%↓840)
  • 2026-09-30
  • : 400
#기억은물방울모양 #데라치하루나 #문예춘추사 #서평

기억은 물방울 모양. 데라치 하루나 지음/김지연 옮김. 문예춘추사. 2026.

물방울. 영원. 영원이란 말이 그리 쉬운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 쉽게 영원이란 말을 쓰기에는 그 포함하고 있는 의미가 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원이란 그만큼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부분이 아닐 테니까.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 그 시간이 모두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을 어떤 상태. 그런 상태를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꺼내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손에서 손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영원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면 형태가 달라져도 보석과 귀금속은 계속 남는다. 그건 내가 한 일이 영원히 남는다는 뜻이다. 난 '영원'에 닿고 싶다, 다카미네에게 들었던 그 말을 다무라 선생님에게 하지는 않았다.(112쪽)

어쩌면 이들 4명의 친구들이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데에 있어서는 어쩌면, 각자가 갖고 있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의 영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있었던 것이지 않을까 싶다. 다카미네가 만든 물방울 무늬의 로고도 그런 의미였을 것이고, 그런 의미를 옆에서 내내 지켜보며 그 여정에 함께했던 나가세도 그랬던 것 같다. 모리와 시즈쿠의 삶도. 이들에게 있어서의 시간은 결국, 그 영원에 닿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과거로, 또 다시 과거로 거듭 돌아가는 구성이 독특했다. 어떨 때는 과거의 이야기를 실마리삼아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답답한 독자라면 소설을 거꾸로 읽을 수도 있겠다는, 시간순서대로 읽는 순서를 바꾸어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시간순서대로 읽었다면, 처음부터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해주고 시작하게 됐을 수 있다. 하나씩 과거의 내막을 쫓아가며 각 인물들이 쌓아온, 지금까지의 역사를 살펴볼 때에 그들을 조금씩 더 잘 알아가게 되는 방법이 되는 것 같았다. 이들에게 어떤 관계와 이야기와 상황이, 그리고 그런 관계 속에서 이들이 끝까지 놓지 않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도 어렴풋이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 아프고 더 불확실하고 또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과거로 되짚어 가는 것이 불안과 고민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런 불안과 고민이 인물들이 겪고 지나가야했던 과정이라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야 하니, 그런 과거로 가는 경험이 더 좋았다.

이들을 지켜보며 솔직히, 독자로서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들이 서슴없이 서로를 대하고, 또 진심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위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 관계를 돈독하고도 찐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 이들에게 또 다른 어떤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기꺼이 그들이 가는 그 방향의 삶의 모습을 또 담담하게 지켜볼 수 있을 자신이 있었다. 그만큼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제목이 <기억은 물방울 모양>이다.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 속에서의 기억이 물방울 모양의 영원에 닿아가는 이야기라는 뜻일까. 내 맘대로 해석해보고 혼자 고개 끄덕여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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