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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복숭아와 애벌레
  • 안녕달
  • 15,120원 (10%↓840)
  • 2026-07-06
  • : 26,495
#복숭아와애벌레 #안녕달 #창비 #그림책추천 #서평

복숭아와 애벌레. 안녕달 그림책. 창비. 2026.

책을 펼치면서부터 이미 벌써 복숭아의 달콤한 향과 찐득하게 끈적끈적한 단물이 느껴지는 듯하다. 복숭아의 맛있는 분홍색도 먹음직스럽다. 한입 와구, 베어물면 좋겠지만 애벌레를 만난다면 순간 멈칫하게 될 것 같다. 더군다나 애벌레가 복숭아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야호! 환호성을 지르며 망설임 없이 복숭아 안으로 뿅,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아, 얼마나 흥분될까, 얼마나 재밌을까, 얼마나 달까. 특히 물복숭아라면 주르르르륵 줄줄 흘러내리는 복숭아물 사이사이로 마음껏 이리저리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미끌미끌 어디든 미끄러져다닐 수 있는 길을 이리저리 만들며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복숭아는 여름의 맛이다. 한껏 달아오른 단맛을 한입 가득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여름의 맛. 한여름의 더위와 복숭아의 단맛은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손이 끈적거려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여름의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맛인 것이다. 그런 여름을 잘 보내고나면, 잘 자라게 된다. 여름을 잘 지나 어느새 훌쩍 커버리게 된다.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무엇이 되어도 좋은 여름 다음의 계절을 기다리게 된다. 아마 여름이 지나고나면 알게 되겠지, 무엇이 되는지. 지나고나면 어쩌면 서운할 수도 있다. 그 여름의 맛을 다시 느끼고 싶은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복숭아와 애벌레'와 함께 기분 좋은 상상속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잠깐 지난 여름을 떠올리게 된다. 난 어떤 여름을 보냈지? 나의 여름은 복숭아향 가득한 시간이었나? 애벌레와 함께 상상할 수 있었던 여름이었나? 나의 여름의 복숭아맛은 얼마나 달콤했나? 여름의 더위 못지 않게 복숭아의 단내가 몸을 노곤노곤하게 녹여주는, 그 순간을 사랑할 줄 알았나?

안녕달 작가님의 그림책이 이미 내 손에 놓여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분명 쨍한 여름이었을텐데도 따스하고 포근했다. 아무래도 여름을 그냥 보내기 아쉬운 것 같다. 괜히 나도 살며시 머리맡에 복숭아를 놓고, 가만히 눈 감고 생각에 잠기고 싶다. 여름이 여름이어서, 복숭아 향 가득한 여름이어서 좋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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