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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 이현영
  • 15,300원 (10%850)
  • 2026-04-13
  • : 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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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이현영 지음. 한겨레출판. 2026.
_국립국어원 상담실 연구원의 365일 노동기

20년 쯤 전에 국립국어원에서 진행하는 연수를 들은 기억이 있다. 한창 관련해서 궁금한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마음도 커서 매번 서울로 찾아가 연수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이후로도 자주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사용하고 활용한다. 나의 사랑, 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전이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바로가기까지 만들어 놨다. 온라인 가나다 검색도 종종하고 예전에는 전화를 걸어 질문한 적도 있다.

한 중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우리말365 이용해보기' 체험을 수업 내용으로 다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현실이었다.(181쪽)

사람이 직접 소통하는 창구라는 걸 안다면, 그러지 말자.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카톡에 우리말 365를 추가했다. 하지만 질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챗봇이 답해주는 거겠지. 실제로 사람과 대화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심하게 된다. 나의 섣부른 질문이 누군가를 수고롭게 한다면 최대한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최대한 온라인 가나다의 답변을 검색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답변에서 내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 누적 데이터가 이래서 중요하다. 답변에 대한 추가 및 수정을 하신다니 더 신뢰가 간다.

하루 평균 70~80건의 질문에 답하고 다른 사람의 답변까지 검토하는 일을 반복하며 자연스레 사전을 가까이하는 습관이 생겼다. 모든 규정을 머릿속에 다 외워 두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어사전의 양은 방대하고, 새로 생기는 단어가 늘어나는 만큼 사전의 세계는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12-13쪽)

자주 맞춤법을 물어온다. 전공자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대학에서 몇 년 공부하고 직장에서 활용한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금 더 알 수는 있다. 하지만 정확하진 않다. 그럴 때를 위해, 그리고 나도 궁금해서 못 견딜 때를 위해 사전을 찾는다. 나의 지론, 사전에는 웬만한 정보는 모두 담겨 있다! 사전만 잘 찾아도 궁금한 부분이 해소된다고 늘 강조하는 입장이므로 사전 먼저 확인. 그리고 대부분 해결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직관이라는 게 딱히 근거가 없는 듯해 보여도 어떤 표현을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낄 때는 그렇게 생각하게 된 분명한 근거가 있다는 걸 나중에라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언어 직관이 신비롭다.(45쪽)

동감이다. 말을 쓰고 내내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뭔가 이상한데, 잘못된 것 같은데, 어색하고 글자를 써봐도 보기에 불편한데, 싶을 때 사전을 찾으면 어김없이 잘못 쓴 경우다. 직관이라는 신비함, 완전 인정이다.

그러나 국어원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시험 문제의 정답은 말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의 현장은 교실이고, 정답을 판단할 권한은 출제자인 선생님에게 있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안내한다. "(...) 만약 학교 시험 문제에 해당한다면 교과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에 대해서는 선생님께 직접 문의해 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57-58쪽)

나도 지금까지 국립국어원의 모든 답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립국어원이니까. 우리나라의 언어를 관장하는 최고의 기관이니까, 우리가 갖고 있는 언어에 대한 의문은 모두 해소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구나 싶다. 해소될 수 없는 지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끊임없이 논의하고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답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한번 정해진 것에 대해 다시 논의하며 판단의 변화가 필요하면 숙고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 변화의 답을 내놓는다는 것도 잘 알게 됐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언어가 자주 바뀌어 잘 신경쓰지 않는다면 잘못된 말을 계속 사용하게 될 때도 있으니 말이다.

'너무 맛있다'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했다. '개맛있다'고 표현해야 그 잡채덮밥이 얼마나 나를 화나게 할 만큼 맛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잡채덮밥이 개맛있네요"라고 했다. 다소 격정적인 표현에 다른 음식을 먹던 동료들도 호기심을 보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접두사 '개-'와 같은 표현은 규범의 잣대로는 오답일지 모르나, 사람들의 언어 속에서는 그 어떤 수식어보다 강렬한 생동감을 발휘한다. 규범의 울타리를 지키는 연구원들에게도 때로는 이런 투박한 수식어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140-141쪽)

직업병이 확실하다. 이 부분이 불편한 걸 보면. 이유는, 대부분은 이런 경우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라는 접두사는 난발하고 또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용도로, 자신의 과시나 언어로 과격함을 보이려고 할 때도 곧잘 사용한다. 실제가 그렇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의 귀에는 늘 '개-'가 무척 거슬린다. 쓰지 못하도록 하고 적절한 사용이 아님을 종종 이야기해준다. 특히 상대를 지목하여 사용하게 될 경우, 감정이 상하거나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 나 안 본 지 두 달 다 돼 감"(113쪽)

이건 꼭 써먹어봐야지 했다. 우리의 띄어쓰기가 이 정도라는 걸 확인시켜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말, 참 대단하다 감탄도 하게 됐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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