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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 금정연
  • 15,750원 (10%870)
  • 2026-03-25
  • : 2,200
#글쓰기싫을때읽는책 #금정연 #북트리거 #서평 #책추천

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금정연. 북트리거. 2026.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금정연이란 작가는 참 맛난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작가의 몇 권의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고, 이 책이 그런 면에서 참 딱이다 싶을 정도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청소년들이 읽을 책, 그것도 <고교 독서평설>에 실릴 글이니 더더욱 갈고 다듬어 정선된 문장으로 글을 쓰고싶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도 긴 시간을 작가로 살면서 또 글쓰는 이로 살면서 글쓰기 싫을 때를 이야기하지만 역시나 작가는, 글을 쓰고싶어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니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으로서의 글과 나누는 밀당을, 마치 글과 연애하는 심정으로 써내려간 글들이지 않을까. 나의 이 책에 대한 한줄평은, '글과의 밀당을 맛있게 하는 책'이다.

야구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무서움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건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무서움을 늘 거기에 있다. 하지만 무서움 뒤에는 다른 많은 것도 있다. 어쩌면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건 그게 전부인지도 모른다.(27쪽)

'무서움'이란 단어가 확 와닿았다. 요즘 그런 무서움을 종종 느끼고 있는 중이긴 하다. 작가처럼 글에서도 그렇고 내가 하는 일에서도 그렇고, 내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내가 하는 일과 말과 글과 그 모든 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하나같이 나도 모르는 사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소름이 돋기도 한다. 과연 이 방향이 옳은 것일까, 맞는 방향을 향해 나는 나의 노력과 힘을 쓰고 있는 것이 맞을까, 안 갈 수 없어 가고 있기는 하나 문득문득 무서움이 순간 나를 멈추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직 나쁜 소식을 말하지 않았네. 나쁜 소식은, 지난 한 달 동안 이것저것 비우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느라 정작 밀린 일들은 거의 하지 못했다는 사실. 하지만 덕분에 이 글을 쓸 수 있었으니 그러면 된 거 아닌가? 이게 바로 내가 돈이 되는 글쓰기를 찾아 영화판과 드라마판을 기웃거리면서도, 여전히 에세이 쓰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젠장, 나는 에세이가 너무 좋다.(206쪽)

작가는 글을 무척 사랑한다. 금방 딱 알 수 있다. 에세이가 너무 좋다는 사랑고백은 했지만 비단 에세이만이 아닌 것 같다. 이 책 안에 수록된 무수히 많은 책들을 보아도 이만큼이나 방대한 독서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단지 돈이 되는 글쓰기를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돈이 안 되는 독서를 이미 꾸준히 그것도 무척 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 수록된 그 많은 책 중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이 훨씬 많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작가나 작품의 수준은 이미 벌써 훨씬 전에 넘어섰다. 글이 안 써져서 꺼내 본다는 책들과 그 책들을 곱씹고 있는 작가를 상상해보면, 이미 그 과정이 글을 쓰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한다. 무언가 멈추지 않고 계속 책으로 생각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써야만 그 모든 것들이 마무리되고 정리되는 것은 있다.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나도 그럴 때가 있어서. 많은 책을 읽고 싶어 이런저런 책을 본다. 그리고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그런데 때론 읽고만 싶어질 때가 있다. 글로 남기는 행위 자체가 너무 귀찮은 것이다. 비단 독서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서 해내야하는 문서 작업들이 있고 그런 문서를 만들어내는 일들이 지루하고도 지난한 소모전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면 과연 이걸 계속 하고있어야하는 게 맞을까 싶다. 내가 뭐하는 거지 싶어지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작가가 꺼내보는 책들은 내 옆에 없지만, 대신 금정연의 <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이 있으니, 대신 읽으며 다시 글을 써 나가본다. 여기서 글은 꼭 글만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언가 각자 해내야 할 일들을 하는 'ㅐ위'를 글로 대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옆에 두고 가끔 읽으며, 다시 글을 써 나가보려고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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