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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슬픈 호랑이
  • 네주 시노
  • 17,820원 (10%990)
  • 2026-03-30
  • : 5,840
#슬픈호랑이 #네주시노 #열린책들 #출력물서평단 #서평

슬픈 호랑이. 네주 시노 지음/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26.

뭐라고 말해야할까. 일차적인 감정으로 모든 설명을 한다면 한도끝도 없이 내내 내가 알고 있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의 말들을 모으고 모아 쏟아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한도끝도없이 이 불쾌하고도 기분 나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토해내듯 말해도 개운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말들까지 모두 총동원하여 소리를 질러서 개운해지지 않을 불편하면서도 언짢아지는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할지.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조목조목 따져 어디에 물어야할지 감도 안 올 정도이다. 이런 기분을 쉽게 거둘 수 없을 정도, 오히려 고통스러울 정도다.
부당한 힘에 의해 어쩌지 못했던 공포를, 그럼에도 이렇게 꾹꾹 눌러 펼쳐 서술할 수 있는 힘으로 바꾸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 사람으로서 이 모든 것을 이토록 하나하나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힘을 갖고 있지 않고는 도저히 쉽게 해낼 수 없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이 이야기를 풀어냈을 그 시간들을 떠올려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어느 한 순간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긴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한 암울한 시간을 보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것이고, 또한 그런 시간에 대해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마음이 담보되어야만 글로 형성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가 쉽게 읽힐 수가 없는 것이. 도저히 내 마음대로 훅훅 이 이야기를 읽어내면서도 안 될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책으로 엮여있는 한 권을 받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덩어리'를 앞에 둔 느낌이었다. 출력물로 된 이야기를 턱, 올려놓고 묵직하게 전해지는 물성의 느낌 또한 이 책이 전하고 있는 무게감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한 장 한 장의 소중히 넘기게 되고 또한 무겁고도 묵직하게 넘길 수밖에 없게 만드는 표면적 이유라고나 할까. 이 종이 덩어리가 만들어내는 무게에서 벗어나려 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무게감만의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 오히려 독자인 나보다도 더 객관화된 기록을 향한 놀라울 정도로의 다방면에서의 분석과 설명을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정교하고도 날카롭게 이와 관련한 모든 관련 사항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글로서 남겨두겠다는, 어쩌면 일반적인 사회의 잣대가 법으로 다할 수 없는 처벌을 이런 글을 통해 그 남은 것 하나까지도 모두 처벌해 주겠다는 마음의 발동인 것은 아닐까 싶었다.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렇다고 감정을 완전 배제한 것도 아닌 딱 필요한 만큼의 집요함으로 써 내려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종종 생각한다. 우리가 이런 불편함과 불쾌함을 모르고 산다고 이 사회에 이런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러니 우린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 이야기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고개를 돌려 피하려하지 말고 인상을 쓰더라도 고개 똑바로 들고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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