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피처링을 해주는...
nan7070 2026/01/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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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네 살의 피처링
- 안오일
- 13,500원 (10%↓
750) - 2025-12-20
: 210
#열네살의피처링 #안오일 #도서출판다른 #서평 #책추천
열네 살의 피러칭. 안오일. 도서출판다른. 2025.
_시로 쓴 소설
'시로 쓴 소설'이란 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시는 시고 소설은 소설인데, 소설을 시로 썼다고? 독특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흥미로웠다. 시와 소설이 함께일 수 있다는 생각이 한순간 확 마음에 들었다. 나도 써먹어봐야겠단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재밌겠다 싶었다. 시가 소설이 되려면 시와 소설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둘 다 문학이고 그냥 짧게만 쓰면 시겠지, 하는 가벼운 생각은 안 된다. 원래도 길게 쓰는 것보다 짧게 쓰는 게 더 어려운 법. 하지만 산문은 길게 그 내용을 충분히 서술해줄 수 있어 그 문장들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묘미가 있는 것이고, 운문은 짧은 글 안에 얼마나 함축적으로 음악적 요소를 살려 쓸 때 툭 다가오는 감정이 있다. 그런데, 이 둘이 함께 나와야하니 작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했다.
지우, 율, 민혁의 세 친구들이 '봄'에서 '다시, 봄'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이 참 순탄하지가 않았다. 대석이까지도. 하지만 이런 때에 늘 다행인 건, 이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봄이 되어줄 수 있는 친구일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참 신기한 건, 봄의 기운을 머금고 있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들을 참 잘 알아본다. 율이 민혁이가 신경쓰이는데도 싫지 않았던 것, 민혁이 또한 율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그리고 괜히 이 둘에게 마음이 쏠렸던 지우까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조화가 이 아이들의 열네 살을 더 이상 힘들게만 하지 않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안고 있는 아픔이 있다. 시험문제의 답을 찾듯 쉽게 아픔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민을 해소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모습을 찾는 것으로 각자의 아픔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어쩌면 열네 살은 이와 같은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나이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은 겁이 나기도 할 것이다. 자신에게 다가온 문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또 쉽게 답이 찾아지지 않으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아이들은 다른 이에게 기대지 않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결정을 내린다. 그 모습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맞부딪히기 주저하게 될 수도 있을텐데 용감하게 한 발을 뗄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자기 스스로 찾아내는 것. 그래서 이 친구들이 참 대단하고 멋진 것이다.
피처링 featuring. 다른 가수의 노래나 연주가의 연주에 참여하여 일부분을 맡아 도와주는 일.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이 <열네 살의 피처링>이구나 생각했다. 결국, 이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고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은,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친구들 덕분이었을 것이다. 또 늘 든든하게 이 아이들을 지켜주려는 할머니, 아빠, 삼촌, 그리고 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주었던 이들이 존재했기에, 그들 곁에서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보며 방향을 잘 잡아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건 비단 이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할머니도 아빠도, 이 아이들의 존재로 인해 흔들릴 때마다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처링을 해주는 중인 것이다.
재밌는 소설을 읽었다. 아니 시를 읽었다고 해야 하나? 다시 이 작품의 갈래를 생각해보건대, 알쏭달쏭이다. 시라고 해야할까,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뭐가 되었든, 이 아이들을 끝까지 응원해주고싶은 마음 가득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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