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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지리를 알면 여행이 보인다
  • 최재희
  • 13,500원 (10%750)
  • 2025-09-26
  • : 1,020
#지리를알면여행이보인다 #최재희 #창비 #서평단 #서평 #책추천

지리를 알면 여행이 보인다. 최재희 지음. 창비. 2025.
_청소년을 위한 세계 여행 가이드

부제가 딱 맞는 책인 것 같다. 이 책 한 권을 읽으니 마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 이렇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런 곳을 여행하고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여행을 즐기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또, 특히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조금은 아주 살짝, 거부감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늘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로의 여행을 염두에 두는 적이 극히 드물다. 또 개인적으로 심각한 길치에 방향치여서 새로운 공간에 놓이면 동서남북, 방향을 잃고 당황하기 쉽다. 그래서 더욱, 알고 있는 곳을 다시 가거나 혹은 누군가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곳만 가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더욱, 지리에 관심이 적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어려워한다. 지리, 말만 들어도 어질어질할 정도로.
하지만 이렇게 책으로 가는 여행은 대환영이다. 직접 비행기를 타고 그 곳을 밟고 다니는 맛도 분명 있겠지만, 이렇게 책 한 권으로 곳곳에 대한 이야기를 한방에 확인할 수 있는 것 또한 재미가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람의 설명으로 고개 끄덕이며 따라가는 맛이 있다. 특히 우리가 꼭 알아야하는 그 공간만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안내해주는 느낌이어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최근 다크 투어리즘이라고도 불리는 역사 교훈 여행이 꽤 알려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잔혹한 일이 일어난 곳, 감당하기 힘든 재난이나 재앙을 맞은 공간을 둘러보면서 그 교훈을 생각해 보는 여행을 뜻해요. 쉽게 잊힐 수 있는 역사 유적을 보존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과거의 실수와 아픔을 반복하지 말자는 결연한 의지를 다질 수 있겠지요.(216쪽)

나부터도 아픈 역사의 장소를 가보거나 혹은 관련 영상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 겁을 내게 되는 적이 많다. 두렵다고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닌데, 그걸 잘 알고 있음에도 맞닥뜨리게 되면 우선은 한발 물러서려고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을 다잡아보게 된다. 그동안 아프다고 슬프다고, 두렵다고 고통스럽다고 눈 감으려고 했던 곳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봐야겠다. 그리고 국내에서부터 다녀와야할 곳의 목록을 정하고 차근히 실천해봐야겠다.

여행을 단순한 관광의 차원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나라와 지역의 문화, 사상, 철학, 그리고 사회와 정치, 역사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쌓아올려진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나가는 과정 또한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 될 테니까 말이다. 아, 아름답다, 멋지다, 재밌다에서 더 나아가 아,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이런 역사가, 그리고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를 함께 생각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다.

다른 나라의 유물이 많다는 건 둘 중 하나입니다. 훔쳐 왔거나 사들인 거죠. 루브르 박물관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하면서 인류사적 유물을 대량으로 수집했습니다.(39-40쪽)
지역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칼디스 커피보다는 작은 골목 사이의 노점에서 분나 마프라트를 즐겨 보기를 권합니다. 큰 자본으로 운영하는 커피점보다는 골목의 커피상을 찾아가 눈인사를 하며 번역기를 활용해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거예요.(195-196쪽)

환경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인간은 분명 자연에게 무한한 도움을 받고 있지만, 왜 인간은 그런 자연을 훼손하기만 하고 있는지. 그런 면에서 다시 생각해볼 만한 지점들이 있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센트럴파크는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찬 맨해튼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센트럴파크의 설계자인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에는 이 공원과 같은 크기의 정신 병원이 필요할 것이다."(19쪽)
오전인데도 광장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상상을 초월하는 물싸움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총으로 성이 차지 않는 사람은 아예 양동이로 건물 2, 3층에서 시원한 물 폭탄을 내리붓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현지인과 여행자는 서로 뒤섞여 너 나 할 것 없이 세계 최대의 물 축제를 즐기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108쪽)
뉴질랜드의 인구는 약 5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십분의 일 수준입니다. 하지만 가축의 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뉴질랜드의 가축 수는 2023년 기준 약 3천만 말로 인구의 약 6배입니다. 그야말로 축산과 낙농의 나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154-155쪽)

축제의 즐거움을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을 낭비하고 있는지, 저 많은 가축은 누굴 위한 것인지, 그 이면도 함께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단순히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건 지오투어리즘geotourism으로서의 리우데자네이루입니다. 지오투어리즘은 독특한 지형 경관이 여행의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유산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는 여행의 모습을 뜻해요.(129쪽)

어떤 여행을 원하는지, 여행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먼저 내려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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