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nan7070님의 서재
  • 상상하는 뇌
  • 애덤 지먼
  • 19,800원 (10%1,100)
  • 2025-10-01
  • : 2,110
#상상하는뇌 #애덤지먼 #흐름출판 #서평단 #서평 #책추천

상상하는 뇌. 애덤 지먼 지음/이은경 옮김. 흐름출판. 2025.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상상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줄 알았다. 조금 더 읽다보니 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다보니 단순히 뇌와 상상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능력과 감정, 상처와 치유 등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뇌가 어떤 상상을 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제대로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우리의 뇌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읽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다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의 뇌란, 이토록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상'의 영역 하나만 가지고도 이토록 다양하게 파헤쳐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저 코끼리를 그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제대로 뇌과학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뇌를 예측하는 기관으로 보는 관점이 타당하다면 상상은 지각의 이웃사촌이다. 일단 뇌 속에 세상의 모델을 구축하고 나면 그 모델을 지각과 상상에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 한때 노예 같은 컴퓨터에 비유되던 뇌는 이제 쉴 새 없이 역동적인 생성 시스템, 가설과 예측을 끊임없이 생성하는 원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44쪽)
상상이란 직접 경험을 마음속으로 시뮬레이션해 감각을 현실에서 실행하는 행위라는 가설은 이 책의 지침이 되는 세 번째 통찰과 연결된다. 만약 이 이론이 맞는다면 심상은 정말로 일종의 약한 지각인 셈이다.(107쪽)

상상이라고 하면 단순히 잘 알지 못는 것을 떠올린다는 느낌이 강했다. 상상이니까 진지할 필요도 없고 또 맞아떨어져야 한다거나 사실이어야할 필요도 없다. 그저 상상의 세계에서는 뭐든 가능하고 그 가능성을 통해 창의적인 발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그저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상상의 심상으로만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다. 뇌가 하나의 상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고, 체계적이고 필연적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상상'의 정의가 궁금해졌다. 사전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1>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2> [심리] 외부 자극에 의하지 않고 기억된 생각이나 새로운 심상을 떠올리는 일. 재생적 상상과 창조적 상상이 있다.' 우선, '경험하지 않은'이란 말이 걸렸다. 어쩌면 심리에서 사용하는 '기억된 생각이나 새로운 심성을 떠올리는 일'이 더 가까운 설명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속으로 그려볼 때 과연, 우리의 경험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몸속에 태초부터의 기억과 경험과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환각과 환청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동안 상상이란 단어를 아름답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픔이나 고통, 상처나 병에 따른 증상 역시도 상상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제야 알아챘다. 그리고 이 책이 뇌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결국, 우리의 뇌가 하는 일들이 것을.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 사고, 각성, 그리고 느낌, 마음, 감정, 정서 등이 사실은 뇌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이 '상상'의 영역 안에 들어와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뇌가 하는 일들이 치유도 가능하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의학적인 시술이나 물리적인 힘에 의하지 않더라도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테트리스라니.

상상은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얻은 가장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힘이 때로는 현실 감각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의 뇌는 늘 현실과 상상이라는 두 세계 사이를 오가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배워야 한다.(309쪽)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사회화 능력, 그리고 유전적인 특징과 뇌 조직의 긴밀함까지, 결국 상상하지 않을 수 없도록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 인간_이 정도면 인간 우월주의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_이다. 하지만, 그런 모든 능력과 조건으로인해 겪게 되는 부산물 역시도 잘 감수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인간이 상상을 포기한다거나 버릴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화'의 개념을 함께 생각해보게 됐다. 문화를 '경험의 축적'이라고 한다면, 그런 축적의 산물이 또한 인간의 '상상'이지 않을까. 결국 인간이란 이런 사회를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존재인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