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nan7070님의 서재
  •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 옌스 포엘
  • 17,100원 (10%950)
  • 2025-09-24
  • : 2,365
#사실은의견일뿐이다 #옌스포엘 #흐름출판 #서평단 #서평 #책추천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옌스 포엘 지음/이덕임 옮김. 흐름출판. 2025.
_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짜를 판별하는 과학의 여정

사실을 쓰는 것과 의견을 쓰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사실은 사실이고 의견은 의견이었다. 의견보다는 사실에 더 신뢰가 가고 믿을만한 정보라고 생각했다. 사실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해보질 않았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과학에 있어서는 더더욱, 사실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과학만큼은 수많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어진, 사실에 입각한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학자 혹은 의학자가 나와 이야기를 한다면, 그 말은 대부분 믿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맞는 말만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들의 의견이 아니라 그들의 사실이라고 굳게 믿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에서 하는 말 또한 너무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들도, 사실이지만 의견이겠구나, 싶었다.

학술지와 연구자들이 아예 정치적 영역에서 벗어나 순수한 사실만을 제시해야할까?
나는 이 질문에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사실은 어쩔 수 없이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연구 분야에 따라 특정 행동 방침을 제시하거나 지지하는 연구 결과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과학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이 사람들에게 정치적 요소들을 완전히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거나 심지어 부도덕할 수도 있다.
사실이 의견의 근거가 되는 것이 옳지만, 때로 의견이 사실을 다루는 방법을 결정하기도 한다.(21쪽)

편향된 정치적 의도에 따라 과학의 결과가 다른 쪽의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바꾸어 거짓으로 꾸며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의도된 방향으로의 사실을 활용하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사실이 의견이 되는 것이다. 의견이라고 무조건 생각만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 나름의 이유와 근거를 갖고 접근하는 것이므로, 어떤 사실을 근거로 이유를 뒷받침할 것인가는 순전히 연구자의 몫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연구자의 의도가 곧, 사실이 되어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런 의견을 우린 의심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고 말이다.

물론 사실은 존재한다. 어떤 사실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사실을 밝혀야만 한다. 그것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과학은 가능한 명확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즉 사실을 밝혀낼 때까지 탐색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탐색을 하는 데 명확한 방법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124쪽)

그렇다고 모든 과학 혹은 연구 결과를 의견이므로 믿을 수 없다고 할 것은 아니다. 분명한 사실이 존재하고, 그 사실을 통해 우리가 알고 또한 확인해야 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절대 변하지 않을 진리로 존재한다. 다만,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지금까지는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의 여지를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귀를 갖고 열심히 듣더라도, 듣는 귀를 제대로 갖추고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손에 들고 있는 이 책의 경우, 최선을 다해 모든 진술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음을 저자인 내가 보장한다. 그런데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부터 내가 한 가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여러분이 책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241쪽)

어느 때라도, 쉽게 믿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스스로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관찰도,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나 연구하는 모든 것도, 측정하고 통계를 내는 것도, 의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역사가가 선택한 것이 역사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과거의 수많은 일들 중 우리가 역사라고 기억하는 것은 모두,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선택된 것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과학적 결과도 역시나 과학자에 의해 선택되고 의도된 결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해설해도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목이 다 한 느낌이다. 정말,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해서 말한다면 딱,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가 될 것 같다. 제목 참 잘 지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