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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작은 일기
  • 황정은
  • 12,600원 (10%700)
  • 2025-07-11
  • : 29,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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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황정은 에세이. 창비. 2025.

2024년 12월 3일, 계엄이란 상황을 인지하게 된 그 순간의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중에 전해들었다. 말도 안 된다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큰소리 쳤는데, 사실이어서 황당했다. 2024년에, 우리가 역사에서나 배웠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어이가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공포스러웠다. 무섭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작가가 날짜와 시간대별로 일기로 정리해놓은 글을 읽으니, 다시 그때의 그 기억이 되살아났다.
물론 지금은 그와 관련한 일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서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많아, 끝까지 더 지켜봐야하는 일이 되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후에 밝혀지는 사실들에서 단순히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 정도로 생각할 수 없는 정황들이 많았고, 철저한 계산과 무서운 목적이 전제되어 있었던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역사 속 사건이 될 것이고, 그런 역사의 사건으로서 진실을 알기 위해선 이런 기록이 무척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일기'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아마 실제로 작가가 일기로 작성해 정리해놓았던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기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갖고 있는 작가의 판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보통 일기는 내밀한 특징을 갖고 있는 글이어서 누군가에게 읽히기도 위해 쓰이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일기를 쓰게 되고, 그 일기는 독자를 염두해두고 작성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솔직한 이야기가 담기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과 느낌,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탄핵에 대해 진심이었고, 이번 일을 바라보며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위한 어떤 행동과 실천이 이루어졌는지도 솔직히 전달하고 있었다. 서울과 파주를 오가면서까지 어떤 간절함을 갖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설명이라고나 할까. 이는 이를 보는 우리한테까지도 어떤 일들을 통해 지금의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기록이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꼭 국가의 공식적인 기록물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이런 기록까지도 하나의 사건이 어떤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각 개개인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무척 중요한 부분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기준에 따라 공식적으로 만들어내는 역사적 기록과는 별개로, 각 개인이 다양한 자신의 관점과 판단을 바탕으로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을 기록하고 확인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고 그 생각을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 곧 민주주의의 기본 바탕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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