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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팥빙수 눈사람 펑펑 3
  • 나은
  • 12,600원 (10%700)
  • 2025-06-20
  • : 990
#팥빙수눈사람펑펑 #동화 #나은동화 #보람그림 #창비 #서평단 #서평 #어린이책추천

팥빙수 눈사람 펑펑3. 나은 동화/보람 그림. 창비. 2025.

어김없이 우리의 펑펑과 스피노가 다시 찾아왔다. 그런데 앗! 스피노가 떠나나? 어디로? 왜? 펑펑과 스피노가 함께 보여주는 이야기여야 더 의미있고 재밌는데, 이렇게 갑자기 스피노가 떠나버리면 안 되는데 말이다. 아, 우리 스피노에게 무슨 일이 있길래 이런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를 만드는 것일까. <팥빙수 눈사람 펑펑3>을 읽기 시작하면서 긴장이 됐다. 펑펑과 스피노가 처음 만나게 됐던 이야기부터 그 동안 둘이 함께 해온 이야기들이 잠시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 이야기들을 뒤로하고 펑펑과 스티노가 헤어지게 된다면 너무 서운하고 쓸쓸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스피노가 이러는 걸까, 궁금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싫어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거짓말을 하는 걸 무척 싫어한다. 아이들에게도 당부하곤 한다. 다른 건 다 봐줄 수 있어도 거짓말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오히려 잘못도 진실되게 다 이야기한다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뭐든 다 용서될 수 있다고, 그러니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부탁하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웨만해서는 속이려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잘못된 경우라도 그 잘못에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 이 경험이 나중에도 또 그 다음에도 아이들이 진실된 태도와 자세를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가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며, 그 말을 모두 있는 그대로 믿어준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것이니까. 그러니 유주와 수민이, 그리고 스피노가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건 그만큼 소중한 일이다. 아마 앞으로 이 아이들은 어떤 경우라도 숨기기보다는 인정하고 진실되게 대할 줄 아는 어른으로 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휴우, 안심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 소중한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지만 물어보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알고 싶지만 잘 모르는 마음들이 있다. 이럴 때 펑펑의 안경이 필요하다. 직접 말해주지 않는 진짜 마음과 모습을 펑펑의 안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미처 알지 못했던 아름답고 멋진 말과 행동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혜진이가 선생님의 말과 마음을 알아챌 수 있었던 것, 해솔이가 엄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선생님과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건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신기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마음을 내 마음처럼 들여다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진심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마음들이 너무 많다. 물론 들여다본다고만 해서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을 이해해주겠다는, 그 마음을 잘 헤아져보겠다는 선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펑펑의 안경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 아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진짜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알겠다는 노력의 마음이 포함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펑펑의 안경점을 찾는 이들은 모두, 그런 노력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런 노력의 마음으로 안경을 통해 들여다보기 때문에 펑펑이 전해주는 안경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스스로 찾고 해결해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안경으로 볼 줄 안다는 것이 모든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는 뜻이다. 안경은 그저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확인시켜주기 위한 작은 매개체에 불과한 것이고, 진짜는 문제의 질문을 안고 그 질문의 답을 찾으려는 손님들에게 있는 것이다. 결국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펑펑과 스피노인 것이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손님들이 제대로 잘 길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진정한 조력자, 교육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침반을 손에 들고 길을 찾아 나서는 이들에게 어떤 길로 발을 내딛어야 하는지를 소개해주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붇돋워주는 역할. 펑펑과 스피노에게서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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