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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쿨투라 CULTURA 2025.06
  • 작가 편집부
  • 12,600원 (10%700)
  • 2025-06-05
  •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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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쿨투라 CULTURA. Vol.132(2025 06). 도서출판 작가.
_Culture & Art Magazine

이번호의 Theme는 '아고라'다. '아고라Agora'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에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던 공공의 광장. 아크로폴리스가 종교와 정치의 중심지였다면, 이곳은 시민의 경제생활과 예술 활동이 이루어졌던 장소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어떤 생활과 활동이든 모든 것이 가능했던 장소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장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으며, 시민이라면(물론, 당시에는 이 시민에 여자는 빠져있었겠지만) 응당 자유롭게 이 공간을 차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일련의 상황을 더듬어보면, '광장'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대단한 것인가를 익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이 '아고라'가 얼마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인가도 잘 알 수 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또한 이 광장의 역할이었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광장이 없있다면 시민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일 수도 없었을 것이고, 또한 그 목소리에 힘을 얻어 같은 생각의 방향을 추구해 나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요즘은 뭐든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가 되기는 했다. 광장에 직접 나서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AI가 그 모든 것을 대신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사람과 인공지능의 말조처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이 된 지금, 과연 온라인에서의 '광장'이 기존에 이루어지고 있던 다양한 생활과 활동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수준일까는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자신을 감춘 채 공격성만을 단련하고 있는 이들이 많으니까.
그리고 그 많은 말들이 거짓일 수 있다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날카롭게 서로를 향한 칼날을 들이밀고 있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이 불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온라인 아고라에서 담화 참여자의 의식은, 사실 증명을 요구하는 것에서 담화 내용의 현실 가능성을 계산하는 것으로 변화하여야 한다.(...) 상대와 무관하게, 현상의 가능성만이 중요해진다.(...) 물론, 이 경우 유저 개개인의 직관적 통찰과 미디어 리터러시, 그리고 통계적 판단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64-65쪽)

어찌보면 우리는 이미, 온라인 상에서의 담화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를 만들어두고 받아들이는 중이다. AI가 만들어내는 많은 데이터도 의심이 기본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진실성을 갖고 공방을 펼치기보단, 그 다음 상황을 실현하기 위한 가치 판단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평면적인 광장의 역할을 뛰어넘을 시기가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고라'는 평평한 평지의 광장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어느 때라도 누구든 주체적으로 시민으로서 활동 가능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민에 의해 대의 민주주의의 문제가 불식되어야 한다. 폭력이나 야만, 독단과 편향이 아닌 진리를 바탕한 소통의 장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덧-
가만히 이 잡지를 들여다보다 생각났다. 어쩌면, 이 잡지가 광장과 같은 역할의 잡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지며 서로 얽혀드는 이야기, 바로 소통의 장. 이 잡지가 그런 성격이지 않나 싶었다. 미술, 건축, 문학, 영화, 문화 등 각각 독립적인 예술적 지형을 형성하는 듯하면서도, 다시 각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쿨투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그 아로라에 잠시 빠져들었다 나왔다.

*출판사로부터 잡지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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