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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 박초은
- 15,300원 (10%↓
850) - 2025-05-23
: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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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박초은 장편소설/모차 그림. 토닥스토리. 2025.
자도 꿀잠 선물 가게에 가고 싶다. 불면이라면 할 말 참 많은 사람으로서, 오슬로와 자자를 만나러 가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꼭 맞는 선물을 추천받아 사오고 싶다. 과연, 나의 잠도 해결이 될는지. 너무 오래된 불면으로 이젠 웬만해서는 피곤하고 힘든 줄도 모르고 지내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지내기도 한다. 이런 나에게도 알맞은 물건이 있을지. 가능한 하다면 나도 당장 달려가 꿀차 한 잔 마시고 싶다. 꿀차의 달달함으로 나의 긴 불면을 끝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인간의 마음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거예요? 이해가 안 가요. 난 부엉이라고요. 아저씨 말고는 말할 수 있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왜 그렇게 혼자 슬퍼하고 힘들어해요? 제가 들어줄게요!"(149쪽)
자자의 말에 마음이 울렁거렸다. 그러니까 말이다. 인간의 마음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어려워서 인간 본인들도 제대로 잘 모르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래서 '꿀잠 선물 가게'가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은 참, 자기 이야기를 잘 안 하기도 하니까. 생각해보면, 인간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괜찮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 힘들어 보이고, 아파 보여서 괜찮냐고 물으면, 두말 없이 괜찮다고만 한다. 나도 자주 하는 말이고, 또 다른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그 속이 어떤 지 직접 보지 않고는 쉽게 꺼내놓지도 못하니. 또 꺼내놓을 대상도 방법도 잘 없다. 그저 혼자 속으로 삭이는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래서, 오슬로와 자자를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이야기를 참 잘 들어주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불면을 결국 마음의 문제인가보다 싶다. 마음이 흔들려서, 어지러워서, 암담하고 속상해서, 그리고 아파서. 이런 감정을 모두 자신 안으로만 끌어안고 있으니 어떤 형태로든 몸에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반응에 대부분은 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기기 쉽고. 그러면서 점점 그 마음의 골이 깊어만 갈 수도 있다. 별 거 아닌데 말이다. 괜찮지 않다고, 아프고 슬프다고 솔직하게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근데, 말이 쉽지, 실제로는 참 어렵다. 그래서 여러 사람도 필요 없이 딱 한 사람, 딱 한 사람만 있어도 된다. 내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딱 한 사람. 그 역할을 '꿀잠 선물 가게'가 대신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꿀잠 선물 가게에 와서 제 솔직한 마음을 다 터놓으니 훨씬 가벼워졌어요. 감사해요."(197쪽)
자신의 마음을 직접 들여다보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진단하여 처방해주기란 너무 어렵다. 자기 마음 하나를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리고, 실체 없는 모호하고도 추상적인 마음이란 것을 어떤 말로 정의내린다는 것이 웬만해서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다른 이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것이다. 정작 다른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적절한 선물을 선택해 권해주고, 그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역할을 하는 오슬로마저도 제 마음은 잘 모른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저 아파하기만 한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오슬로에게도 자자가 꼭 필요한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다고,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고, 내 마음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고 다 괜찮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말자. 오히려 지금 마음이 아파 어떤 것도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없을 지경이란 말을 반대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 가만히 나의 경우도 돌이켜보면, 그랬던 적이 있었다. 어떤 누구에게조차 손을 내밀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던 순간, 억지로라도 그 굴레에서 끌어내려 손을 이끌었던 누군가가 무척 소중했다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곁에서 가만히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꿀잠 선물 가게'가 참 소중한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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